사는게 이런goya-까마귀 이야기

수필, 소설

사는게 이런goya-까마귀 이야기

빗줄기가 한창인데 까마귀가 뒤 섞여 날고 있다.

죽음의 냄새를 맡은 것일까? 

꽁다리에 매달린 가을의 시체에서 썩은 내가 진동하는지  까마귀가 각각대며 환송중이다.

잘가거라 각각! 또 올꺼지 각각!

늦은 가을비에 흠뻑 젖은 까마귀가 있는 힘을 다해 소리 지른다.

까아 악 아직 살아있어.

사무실이 오산(烏山)근처에 있다.

그래서일까?

항상11월 후반부터 요맘때면 주변이 온통 까마귀 천지다.

일명 송장새라고 하는 이 까마귀 떼가 시조라고 하는 오산시의 지명을 보니 고개는 끄덕여지는데 설마 그래서 오산인건가

한자를 보면 오()는 까마귀 오,()뫼 산이다.

이놈들 기억력이 나쁜사람들과 동급 취급하는게 기분이 나쁘다고 깍깍 대는 것 같다.

사실 이놈들의 지능은 엄청 좋아서 소위 말하는  영리한 새라고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기분 나쁘다.

출근길에 혹은 퇴근길에 새까맣게 양 옆 가로수나 가로등위 전깃줄위에서 위압적인 까만색을

펼쳐보이는데 아연실색이다.

이놈들이 정말로 가을이 문을 닫는다는 사실을 알고 아쉬워 저러는 건 아닐텐데,오늘 따라 더 유난을 떨고 부산하다.

회사 근처가 온통 까만 날개로 어지럽다.

사실 비가 내리면 다른 새들은 어디론가 사라져 피신(?)같은 걸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까마귀들은 아니었다.

비가 내려도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검은 위용(?)을 자랑한다.

빗줄기에 검은 날갯짓까지 더하니 기분이 침울하다.

달래 송장새이겠는가?

차를 한 켠에 대고 저들의 행동을 살폈다.

저들은 한번 울어도 온몸으로 울어댄다.

마치 내가 울면 거칠것이 없다는 식이다.

이 늦은 가을과 함께 이놈들도 주변에서 사라질까?

깍깍대며 가을을 환송중일테지만 오늘 나는 저 놈들에게 작별인사를 서둘러 고해야겠다.

너무나 그 수가 많아!’

잘 가거라,언능 사라져다오! 그래서 그 꿀꿀한 기분과 잡친 기분이 회복되도록...’

언제 볼수 있을까?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그 날에나 겨우 모습을 보여주고 그냥 쭉 숨어있기를 바란다.

얘덜아.각각..가라 가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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