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정의 장편 창작 소설, 신주정 소설가편

수필, 소설

신주정의 장편 창작 소설, 신주정 소설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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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정 소설가



<제2화> 농촌에서 행복을 캐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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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맞은 대추나무  벽조목]


신영감이 낙향한지도 이제 일년이 후딱 지나갔습니다.

거무실 텃밭에 대추나무는 그동안 제법 많은 대추가 열렸었는데

고목 한그루는 빗자루병(일명 저살) 에 걸려 잎만 무성하게 돋아나고 대추는 한톨도 안 열렸습니다.

 

그동안 저 고목 한 나무 에서 따먹은 대추만해도 몇 가마니는 족히 넘을 것입니다.

나무도 늙으면 세상을 정리하나 봅니다.

고목 대추나무 가지에는 녹색 팔마구리 한 개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습니다.

신영감은 아까운 표정으로 고목나무를 올려다보면서 후우~ 한숨을 쉽니다.

 

어제 명호장날 친구가 운영하는 고물상에서 피뢰침을 하나 얻어왔습니다.

피뢰침 상태로 봐서는 어느 철거현장에서 나온 고물인 듯 합니다.

세렉스 트럭 적재함에서 반생이 철사와 피뢰침을 메고 신영감은

익숙한 모습으로 대추나무 고목위로 올라갔습니다.

 

대추나무는 목질이 아주 단단하므로 왠만해서는 부러지지 않습니다.

대추나무 꼭대기에 피뢰침을 고정시키고 반생철사로 단단히 묶었습니다.

반생철사 고정하는 시노를 땅바닥에 휙~ 던지고 신영감도 대추나무에서 내려 왔습니다.

 

피뢰침에는 접지전극을 연결하고 땅에 묻어야 하는데 더 이상은 관심이 없는 듯 했습니다.

간이농막에 들러 아침나절에 따놓은 송이버섯 볶음을 안주삼아 청량산 막걸리 한사발을

쭈욱 들이 켰습니다.

 

네모 건전지를 함께 묶어놓은 라디오 에서는 멀리 기적이우네~ 이은하의 밤차가 나오더니

잠시후 오늘 영동지방에는 천둥번개가 동반되는 폭우가

내릴 예정이오니 주의하라는 뉴스가 흘러 나옵니다.

더 이상 일도 안될 것 같고 남은 막걸리를 대접에 마져 따르고 시원하게 들이킵니다.

농막 밖에는 후두둑 빗소리가 들립니다.

 

신영감은 농막에 목침을 당겨 베면서 스르르 잠이 듭니다.

밖에는 빗줄기가 점점 강해지고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 옵니다.

아까부터 번개와 천둥도 간간이 들립니다.

 

번개의 속도는 빛의 속도 이므로 300,000km/sec

천둥의 속도는 소리의 속도 이므로 340m/sec

번개가 번뻑 하고나서 신영감은 숫자를 셉니다. 하나, 둘, 서이, 너이~ 열 우르르쾅~

340m/sec X 10초 = 3400m 에 낙뢰가 떨어졌구나 하고 생각 합니다.

신영감은 또 번개가 치고나면 숫자를 셉니다.

하나, 둘, 서이, 너이~ 다섯 우르르쾅~ 음 1700m 밖에서 쳤군~~

낙뢰가 점점 신영감이 누워있는 농막 근처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잠시후 번쩍~ 우르르 쾅~콰콰콰콰쾅~~~~~~~아이고 깜딱이야~

농막근처에 대추나무 고목나무에 묶어놓은 피뢰침에 낙뢰가 인입되어

대추나무가 연기를 내며 불타고 있었다

 

소나기가 한줄기 지나가고 나니 구름저편으로 해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옆에 감나무에는 쓰랑매미가 시끄럽게 울고 있습니다.

 

신영감은 대추나무 고목 앞으로 다가 갔습니다.

허리에 차고있던 정글도로 대추나무를 두들겨 보았습니다.

땅땅땅땅땅...

대추나무가 낙뢰에 맞아 거의 돌처럼 딴딴해졌습니다.

돌보다 더 단단한게 꼭 다이야몬드가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밭머리에 세워두었던 굴착기 를 끌고와서 대추나무를 캐서 세렉스에 싣습니다.


명호면 소재지에 있는 도장 명문가 보안당 으로 출발했습니다.

벼락맞은 대추나무는 벽조목 이라고 부르는데 물에 가라앉을 정도로 단단합니다.

 

악마를 물리친다는 효험이 있다하여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흔히 사용합니다.

벽조목 도장 한 개에 20만원을 호가하니 진품은 참 귀합니다.

 

후일 신영감이 읍내 보안당에서 벽조목을 2700만원에 팔고 갔다고 명호장터에 소문이 쫘악 났습니다.

                                                                         [저작처 : 신주정문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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