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밤

수필, 소설

가을 밤

윤디바 0 174
시인  전기호

가을 밤
                        전기호 목사

스산한 가을 밤 바람이 휑~~ 지나간다

서산에 걸터 앉아 쉬던 태양 하루 일과에 지쳐 서산 넘어 잠들고

하얀 둥근달이 그 자리 대신하여 어두운 대지를 내려 앉고

초가지붕 위에 박넝쿨 어둠을 밝히는 하얀 박꽃

그 사이사이 박들이 달처럼 하얗게 군데군데 열렸다

마을 동구 큰 느티나무에 모습을 숨긴 부엉이 소리에 맞춰

앞산에서 부는 가을 산 바람이 온 몸을 휘감아 지나고

방문틈새로 새어 나오는 달빛 음산한 가을밤

홀로 상념에 몸서리치는 작은 소년

어느새 두 눈을 엄습하는 졸음 꿈속으로 여행하는

산막골 달밤이 깊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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