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의 의령 이야기 * 정치에도 에프터 서비스가 필요하다.

수필, 소설

김정권의 의령 이야기 * 정치에도 에프터 서비스가 필요하다.

포랜컬쳐 0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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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정치 혐오증에 걸려있다.

”정치”라는 말만 들어도 못 볼 것이라도 본 양 

인상을 찌푸리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기대치를 충족시켜 주기는커녕 당리당략(黨利黨略)과 

자신들의 이해를 쫓아 이전투구(泥田鬪拘)를 벌이면서도 말 끝마다

“국민의 뜻”을 팔아 온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차분히 생 각해 보자. 

부정한 돈을 받지 않고 소신 있는 

정치(행정)를 하기 위해 노력해온 국회의원도 있다. 

구시대 관례대로라면 아무 일도 아닌 ‘작은’ 잘못을 

큰 불이익을 무릅쓰고 고해성사해 법정에 선 정치인도 있다. 


이처럼‘튀는’사례 가 아니라도 아직은 타락하지 않고 

국민을 생각하며 노심초사 하는 정치인도 있다. 

정치인 외에도 지역이나 주민들을 대표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분야별, 단체별로 선출된 대표들이 있고 자치단체장, 각 기관장들도 있다. 

공직자들의 경우는 굳이 책임자 자리가 아니라도 

누구나 나름대로의 대표성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또 현재는 그렇지 않아도 장차 주민들의 대표가 되어 

심부름을 하겠다는 꿈을 가진 이 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어떤 자리가 되었든 주민대표로 선출되고 나면 그날부터 그는 

개인이 아니라 주민 모두의 생활, 주민 모두의 의사 를 대변하게 된다. 

공적인 삶(公生)이자 함께 하는 삶(共生)이다. 그의 과오는 

더 이상 개인의 과오로 끝나지 않는다. 

잘못된 결정이나 잘못된 판단을 내리면 그 결과는 

그를 선출한 집 단이나 주민 모두에게 귀결돼 뜻하지 않은 

불이익을 당하거나 자존심 과 명예를 잃게 된다. 


그러니 좀 더 생각해 보자. 

우리 지역이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원망만 할 일이 아니다. 

주민들에게도 부적임자를 선 출한 잘못이 있는 것이다. 

지연 따라 학연 따라 더러는 

하찮은 대가에 표를 팔지나 않았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유권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소홀히 한 점도 잘못이다. 

조그만 라디오 하나를 팔더라도 제조회사는 에프터서비스 의무를 지고 있다. 


이를 정치에 비유하면 유권자는 정치인을 제조(선출)한 사람이다. 

제품에 하자가 있다면 제조자인 유권자 책임이고‘취급부주의’로 인한 경우라도 

사용자인 유권자들의 뜻을 정확히 대변하고 있는지 감시해야 한다는 뜻이다. 


기대했던 것과 다르게‘작동’할 때는 제조자(유권자)가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 

그래도 끝내 당초의 용도와 목적(공약)에서 벗어난다면 그런 무용지물은 

다음 선거에서 폐기(낙선) 처분하는 도리밖에 없다. 


그것은 권리일 수도 있지만 올바른 유권자의 의무이기도 하다. 

정치인들이 말끝마다‘유권자의 뜻’을 들먹이면서도 

정작 유권자 를 겁내지 않는 것은 

유권자들에게 이런‘사후관리 자세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이 보다 철저한‘애프터서비스’정신을 가진다면 

우리 정 치는 한 단계 더 성숙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애프터서비스가 필요 없는 선출직이 되고싶다.

“정치인 중에서도 저런 사람이 있구나”라 는 말을 듣고 싶다. 

상황과 입장에 따라 말을 바꾸지 않고 돌발 변수 가 생기면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토론하는 선출직이 되고 싶다. 

첫 공 직에 나설 때 책상 앞에 새겨둔 “처음처럼”을 가슴에 옮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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