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가족 여행 (1)

수필, 소설

코로나 속 가족 여행 (1)

루비 0 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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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시인. 시조시인. 수필가)


알람이 울리면서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시간은 새벽 4.

615분에 김포공항을 출발하는 항공편 예약했기 때문에 서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잠이 덜 깬 아내와 아들들을 간신히 깨워서 택시를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530!

일상생활이 가능한 방역 단계로 완화된 시기라서 여행에 따른 감염의 부담은 

잠시 내려놓고 코로나-19로 인해 집 밖으로 나가보지 못한 답답한 마음을 

국내에서라도 해소해 보고자 지난 10월부터 제주도 가족 여행을 준비했다.

김포공항 입국장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 가족 모두는 두 눈이 동그랗게 튀어나왔다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찬 여행객들이 탑승수속을 위해 끝 모르게 줄지어 있었는데,

골프채를 산더미처럼 쌓아서 행거에 싣고 수속장을 메운 혼잡함이란! .

간신히 탑승 수속을 마치고 항공기가 출발하는 5번 게이트에 도착한 시간은 6시였다

항공기 탑승 안내 방송을 들으면서 긴장했던 마음이 스르륵 풀리며 계류장에 대기 중인 

비행들이 눈에 들어왔다.

여행의 설렘에 앞서 출발 전에 치러야 하는 공정을 매듭짓는 일에 대한 긴장감은 

아침 기상과 더불어 극도에 달하고 탑승 절차를 밟는 순간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일련의 

긴장 상황은 약속 시간에 대한 나의 오래된 강박 관념 때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평상시와 같게 한다면 이동 중에 예측하지 못한 일들로 인해 낭패를 볼 수도 있기에 

여행에 앞서서 서두는 버릇은 아직도 버리지를 못하고 있다.

작년 초 대학을 졸업하고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어렵게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큰 아들

소규모 기업에서 직장 생활과 자기 계발을 위한 공부를 다시 시작한 둘째 아들

그리고 아내와 함께 여행한 경험은 아이들이 중학교 시절 이후엔 처음이다.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부터 대학 입시와 군 입대를 번갈아 가면서 하였기

때문에 함께 여행할 시간을 가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아들들에게 여행 계획을 

수립하게 한 후 아내가 가고 싶어 하는 곳을 첨가해서 23일의 일정을 잡았다. 이번 여행은 

성인이 된 아들과 함께 하는 가족여행의 마무리임을 이야기 했다. 이후로 하는 여행은

아빠 엄마는 아빠 엄마대로, 아들들은 아들들 자신의 영역을 가꾸면서 스스로에게 맞는 

독립된 인생 여행을 하자고 주문했다. 성인으로써의 자신감과 독립심을 가꾸어 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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