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금선의 말하는 수필 15

수필, 소설

박금선의 말하는 수필 15

소하 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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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금선 시인




절 나들이


         박금선


오랜만에

창원 마산합포구 진전면

인왕산 절에 왔다


절 입구에

들어와 입을 적시려고

샘물 나는 쪽을 갔다


아래위로

하얀 모시 적삼에

풀을 빳빳하게 매겨

입은 아저씨가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


검은 선글라스에

손에는 염주를 쥐고 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샘물 솟는 쪽으로 오더니


물 먹는 바가지에다

손을 후다닥 씻었다


물기의 반은 내 얼굴에다 탈탈 털었다


그리고

바닥에 가래침을 콱콱 받더니


고급 

외제 승용차에 부릉부릉 시동을 걸더니 비싼 먼지를 날리고 떠났다


나는

그 아저씨가 떠난 빈 자갈밭

주차장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집에 왔는데도

하얀 모시옷 아저씨가 자꾸 생각이 난다


"아저씨,

아무 탈 없이 무사히 잘 귀가

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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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우님들 휴일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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