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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詩한 그림판-숙취

깨질듯 조여드는 아픔이다 흘러드는 액체에 그저 까부는 기분만 섞었을 뿐 살아있다는 증거로 아침햇살을 까 뒤집는다 좋은기분은 쏟아지는 진통을 숨기고 있었는가 술김에 벌려놓은 일들이 …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대답

목청껏 불렀지만 숱하게 읊어 댔지만 허공에 던져질 뿐 네 진리로 메아리 쳐 눈물로 화답하기를 수십 수만번 기도하였다 돌아오지 않는 부름에 답답함이 심장을 눌렀다 팔딱거리다가 숨을 …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잠 못드는 밤

하품하다가 정신이 번쩍 제정신인가? 하두 미친것들 널부러지다보니 역사책의 한페이지를 들여다 보다가 도망간 잠을 잡을 수가 없다 한 사람으로 인해 죄가 들어왔고 한 사람때문에 그 죄…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낙엽

떨어져 뒹구는 것들이 하도 많아 눈을 감았다 뜨면 죄다 우수수 상실감을 달래준다고 화려하게 다가와 마음 속을 파고드는 어여쁨에 일순간 취했다 나도 떨어지며 이렇게 예쁠 수가 있을까…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단풍

청춘을 유지하고픈 시간의 심정은 알록달록이다 11월이 코 앞인데 푸른 낯빛만 멀쩡해 사람이나 자연이나 푸릇한 것만 좋다고 해 중년의 한창일 때 불처럼 타 오르는 그 장관이 보고프다…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보름달

꽉 들어 찼다는 신호를 보내오기는 하는데 이쪽에서 바라보는 너는 왜 항상 찌그러져 있을까? 누군가 너로부터 오는 신호를 훼방하고 간섭하는 것일까? 그래도 지긋한 너의 환한 웃음이 …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큰 비

전국을 장악했다가 퇴각명령이라도 접수했는지 청소기속으로 빨려든 과자 부스러기처럼 쏟아진 빗속으로 여름이 빨려들어갔다 이제 색을 바꾸고 다가올 가을을 환영하는 커다란 마중이었을까요?

時詩한 그림판-시간

그들이 계절을 탄다 물처럼 흐르다가 지정석에 올라 앉아 눈 앞에 펼쳐지는 스크린을 보고 생각과 모양을 바꾸면 된다 꽃바람이면 그들도 개나리,진달래다 뜨거우면 땀을 흘리거나 매미 날…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호박

여름이 어데갔누 꽃에 반해 찾아갔다가 그 꽃에 취했나 저를 닮은 색깔 달덩이 하나로 환생했다 그 하나 낳느라 얼마나한 애를 썼으랴 우야튼 나왔으니 알고는 있겠다

時詩한 그림판-골인

뜨거운 여름은 초록초록한 골대를 지키고 섰다 골대 주변에 시원한 생수통이 널렸고 최전방과 중원에선 태풍을 동반한 공격수와 윙어들이 바쁘다 가을을 골대 삼은 상대편 수비수들이 코너에…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비상구

특별한 것들의 간헐적 돌파구 나갈 길을 예비하라 그것마저 없다면 지워져 사라졌다면 속터져 죽을 일 끓어 오르는 화(禍)로 스러져 쓰러져 멈추고 굳을 일.

時詩한 그림판-바람

밤새 강력사건이 터졌나보다 영장도 없이 온 동네를 들락날락 조용한 조사는 힘들었을까 이쪽에서 쾅 저쪽에서 쾅 배려라고는 없다 범인이 어디에 숨었을까 밤이 새도록 난리에 난리더니 아…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호우

큰 물의 이름이 자꾸 변한다 홍수에서 폭우로 폭우에서 폭포수다 그 앞에 선 우리는 자꾸만 작아지는데 쏟아지는 물때문에 파닥파닥 힘겨운 몸짓만 애처로이 흐른다.

時詩한 그림판-부침개

더위를 잉태한즉 빗줄기를 낳았다 빗줄기가 쏟아지니 부침개도 태어났다 칙 또르르 촤악 잘라낸 김치 대가리가 갈곳 몰라 방황할 그 때가 하얀 밀가루를 덧입고 기름에 부쳐질 타이밍이다 …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혼낼 사람

전기요금 많이 나온다고 돌아가는 선풍기 날개를 멈추던 그녀 수도세 장난 아닌데 콸콸 쏟아지는 물줄기를 가늘게 바꿔버리던 그녀 냉기 달아난다고 냉장고문을 굳게 지켜대던 그녀 그녀는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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