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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詩한 그림판-뜻밖의 더위

아직 채 여름도 아닌데 비축해 놓은 땀들이 마르지 않을 샘으로부터 솟는다 미처 준비되지 않은 샘 언저리며 통로로 쓰일 땀구멍에 짭쪼름한 더위가 떡하니 자릴 잡는다 이러다 쉰내나는 …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종이 비행기

지나온 세월을 한번 두번 접고 접어 비어있는 허공중에 있는 힘껏 던졌다 어지간히 접었었기에 사뿐해졌겠거니 했는데 여전한 무거움에 얼굴을 바닥에 들이댄다 바닥이 이야기한다 이제 그만…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풍선

그 속에는 어린아이의 웃음과 해맑음이 들어있다 가만히 쳐다만 보아도 떠 다니는 마음들의 흔적이 바로 그 이유 새끼 손가락에,팔목에 묶어 두었던 동심이 처참해졌다 북녘에서는 그 안에…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 -금계국

초록빛 풀밭에서 환한 표정이다 입벌리고 웃는데 온통 노랗고 노랗다 여기 웬 얼빠진 친구 하나있네 치약묻은 칫솔 들고 설치는데 노란 이빨 닦아준데나 뭐래나...

時詩한 그림판-부부의 날

둘이 하나되는 날 서로 다른 둘이 하나가 되기 위해 뼈 때리는 통증과 살을 에이는 상처를 같은 방향을 바라 보면서 감싸고 보듬으며 끌거나 밀어 주면서 알맞게 끌어안고 있다가 결국 …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속상한 아까시꽃

꽃을 피웠다고 만천하에 소리소문 다 냈더라 한낮의 공기나 깜깜한 밤의 색깔속에 진하게 저며있는 아까시 냄새를 보고 온 마을 꿀벌들 죄다 모였는데 뭔 빈정 상할 일이 있는지 강풍에 …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1인(人)6역(役)

오늘은 부모님의 은혜에 섭섭하면 곤란한 자식이 되어 내일은 희망둥이가 입 내미는 꼴이 보기싫은 엄마가 되어 모레는 다 컸다고 멀쩡한 성인이 되었는데 국물도 없냐는 푸념에 속이 상한…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여왕

여왕의 길을 예비하라 이전의 화려함은 잊어라 진하고 강력한 여왕이 정리된 카펫위로 또각또각 납실 예정이다 말라 비틀어진 봄꽃 순정들이 연둣빛 세제 속으로 숨어 들었다 여왕이 나타날…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다림질

대륙에서 흐릿한 황사바람을 폐부 깊숙히 빨아들였다가 날숨으로 내뱉는다 그 큰 숨이 하필 동쪽이네 온 몸으로 온 색으로 그 숨 받아내는 한반도의 꽃들이여 찌그러진 우리네 얼굴들을 이…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색깔론

회색에서 노랑으로 노랑이더니 분홍으로 다시 분홍에서 선홍으로 그러다가 문득 파랑이 선홍을 눌렀다 온 곳에 파란 연두 연두 연둣빛 언제 이렇듯 연두였든가?

時詩한 그림판-꽃자랑

자꾸만 꼬드기는 날씨로 저마다의 가슴에 비장한 꽃들을 품은 채 산으로 들로 향했다. 환하게 웃으며 최대치의 어여쁨을 자랑하는 노랑꽃,분홍꽃,하얀꽃 꽃과 꽃과 꽃들 누가 누가 예쁠까…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달디단 꽃소식(비비의 밤양갱/ 패러디)

떠나는 길에 겨울이 봄에게 말했지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 잠깐이라도 널 안 바라보면 찬 바람에 흉흉하다니까' 나는 흐르려는 눈물을 참고 하려던 얘길 어렵게 누르고 '그래 미…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민들레 영토

봄의 색깔에 걸맞게 노란 땅이 올라왔다 노란 땅에 소리 없는 주인네가 자리를 꿰차고 앉았다 온 곳을 연두가 장악하기 전에 내 노랑을 심을까 낙하산에 요원들을 숨기고 을 펼친다 노랗…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산수유

푸석한 막대기속으로 노란 생각이 안테나처럼 뻗더니 땅 거죽위로 엿보이는 시샘어린 기운이런가? 여기 저기 샛노란 뽀글머리가 생글거리며 꼬부라진다 장차 밀어낼 붉은 핏덩이를 한 가슴 …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감탄사

한국의 모든 감탄은 정신병원에 가서 드러누워야만 한다 기막히게 잘해도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맛난 음식을 앞에 둬도 생김새가 너무나 멋져도 지고 있던 게임을 멋드러지게 뒤집어도 시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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