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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詩한 그림판-3월

봄이 겨울로부터 독립만세를 외치더니 그 기운을 덧입고 개구리가 얼음옷을 벗었다 삼삼한 기분을 돼지 삼겹살에 얹어 구워냈더니 예서 제서 홍조 띈 낯짝들이 차가움을 뚫고 얼굴을 내밀었…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가짜뉴스

가짜가 진짜로 둔갑한다 오히려 진짜가 가짜다 순전한 가짜는 없다 진짜를 흉내내는 가짜가 참 가짜다 가짜가 진짜의 일부를 내세운 채 가짜를 포장한다 진짜같은 가짜가, 흉내내는 가짜가…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봄빛

대동강물이 풀리더니 봄색이 드러났다 땅거죽이 떨어지는 봄물을 온 몸으로 맞이한다 화사하게 쏟아지는 봄빛이 사람 앞에 비치고 있다 그 따사로움을 보고 영광 또 영광을 돌리며 찬양 또…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설날

설렁설렁 올라가는 일을 즐기더니 기어코 설레임을 망쳤다 귀하고 좋은 것들로 예를 다 한다는데 개나 소나 할 것없이 모두다 귀한 값을 자랑했다 살고자 하는데 설설 기는 날이 되고 말…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입춘대설(立春大雪)

누워있는 봄이 일어서고나면 추울까봐 솜이불대신 하얀 눈이불을 덮어준다 봄도 아닌데 봄이라고 일어설까봐 눈꽃이라도 피워놓는다 봄꽃은 분명 흰색이 아닐진데 하얗다고 박박 우기며 모든 …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작심삼일(作心三日)

지난 달력의 마지막 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의 첫 장을 보며 다 잡았던 마음이 삼일이 지나며 사방팔방 흐트러지는데 우려했던 숫자의 쏟아지는 공격에 방패도 없이 벌써 1월의 하순 즈음…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군고구마

고구마가장작불에 달궈진 채로숯검댕이 온 몸을 비벼가며날 좀 데려 가 달라고청년 알바생의 목소리에 올라 앉았다정확히 군고구마라고외쳐도 살 둥 말 둥인데그저 두리뭉실하게꾸운 고굼아구운…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폭설

파란하늘에어두움이 퍼지더니감추어둔 하얀 속살을무지막지하게 쏟아 붓는다총천연색보다오직 하얀색한가지 색 만으로도감탄 또 감탄요즘은적당히가 없다아예 없거나혹은 아주 많거나

時詩한 그림판-일본여행

싸구려 싸다구헐값이라니이 참에 함 나서볼까?노노 재팬은 저 만치로왜색은 한류보다 아래로서울보다저렴한 도쿄에 우뚝 서다.아.가.리를 한껏 벌리고한국을,한국인을꿀떡꿀떡속마음보다 겉마음…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독감

독하니까 감히 까불지 마라독이라도 묻어 왔는지감기쯤이 아니다된 통 혼쭐이 난 다음에야다 쏟은 힘을그립다 그리운 기력으로 생각해 볼 수있다본전생각이 난다.독사과라도 깨물어 먹고 난 …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마약

약은 약인가?병을 고쳐야 약이다병을 주는 약은 약이 아니다환상을 쫒게 하다가나락으로 밀어버리는 약은악(惡)이다아플 때 낫기위해 약을 먹는다혈기 넘칠 때 아프기위해 악을 먹는다넘치는…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겨울바다

함께가자살살 달래보지만거칠게 올라와 사나와졌다살갗을 에이는 칼바람일렁이는 평정심집어 삼킬듯 커다란 아.가.리.함께갑시다그래놓고얌전한 척 고요해졌다칼로 베인 아픈상처따스하게 보듬는 …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추위

북쪽에서 손님이 내려와얇디 얇은 겉옷을벗으라며세찬 칼바람을 불어 제낀다어디 함 버텨보시지아무래도얇은 옷으로는 안되겠다한 겹 두 겹 그리고 세 겹패딩까지 껴 입었다손님을 맞는 우리훈…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떠날 채비

떠나려는 것에는아쉬움이 있나 봐문을 두드리며쿵쿵쿵단 잠을 깨우며요란 떠는게 얄미워못 본척했더니온 동네 길바닥에나 여기 다녀감흔적,흔적 또 흔적뭐가 그리 바쁜지지나치는 자동차에올라 …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천고마비

하늘이 마냥 높다파란색은 또 왜이리 깊은가깊디 깊은 색 속으로빠져들다보니초원위에 뛰 놀던말들마저하늘 초원에서 날뛴다천방지축쏟아지는 움직임에다소곳이 물러나 앉아있던가을처녀들이수줍게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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