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의 반전 콩트(Cont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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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식의 반전 콩트(Conte) 4

제임스 0 432

[콩트] 천사의 도너츠
민병식

하얀 이에 빨간 입술, 마치 석류의 벌어짐을 보는 듯한 뇌쇠적이면서도 순수한, 아름다움을 가진 듯했다. 편의점에서 알바중인 그녀, 명찰에 적혀있는 이혜린이라는 이름을 힐끗 본다.

"네, 여기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담배를 내미는 손은 조그맣고 가냘프다 못해 만지기만해도 좋다 싶을 정도로 예뻤다.

웃는 모습은 얼마나 천사같은지 그 웃음을 보면 어떤 남자든 홀딱 반할 것같은 눈웃음에 살살 애간장을 녹일 듯한 목소리,
가림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녀에게 말을 붙여보고자 했으나 그 때 마다 손님이 와서 기회를 놓치곤 했었다.

'오늘은 기다렸다가 어떻해서든지 번호를 따리라'

편의점 문을 열고 '안녕하세요?' 화장실을 갔나..한참 후에도 돌아오질 않는다. 일단 담배 한 대 피고 오기로 하고 밖으로 나간다.

흡연구역에 그녀가 있다. 뒷모습조차도 확 달려가서 껴안아 주고싶은 한들거리는 모습이다.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으미 xx 나 오늘 시간 안된당께! 클럽가고 싶어 죽겄는디 종일 알바해야야 한당께! 느그들 끼리 놀아라 썪을○들아!

나의 천사는 그곳에서 하늘로 도너츠를 퐁퐁 쏘아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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