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의 반전 콩트(Conte) 3

콩트

민병식의 반전 콩트(Conte) 3

제임스 0 1151

[콩트] 도를 아십니까
민병식

벌써 여섯 시, 나연은 매일 약속 시간에 늦는다. 삼십 분 정도는 애교 수준, 한 시간은 기본이다. 수도 없이 말을 해보고 화도 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종각지하상가는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연인 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벌써 40분째 서서 기다리고있었다.
'커피 숍으로 약속 장소를 정하던지 허구헌 날 이게 뭐야'

그 순간 갸날프고 예쁘장한 스타일의 여학생이 경식에게 말을 건다.

"혹시, 시간 되시면 조금만 내주실래요?

경식은 내심 놀랐지만 여자가 길에서 처음보는 남자에게 시간을 내달라니 이것은 분명히 말로만 듣던 '도를 아십니까'가 아닌가! 접근 방법도 그렇고 시간 내달라는 것도 그렇고 ...

'내가 그리 어리숙하게 보이드나'

경식은 여학생을 경멸의 눈빛으로 쳐다보며

"시간 없습니다"

바로 여학생은 자리를 뜨고 자신의 일행에게로 돌아간다.

"연지야, 시간없대. 아! 부끄러워"

연지라고 불리운 여자가 말한다.

"어쩌겠니,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길거리에서는 무리야, 그래도 용기내서 잘했어. 지금 보니까 쟤 별로다 야"

"헉!, 어쩐지 도를 닦기에는 너무 예쁘다 했다. 그냥 시간 있다고 할껄.. "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