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 문학칼럼 21 - 레프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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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식 문학칼럼 21 - 레프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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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톨스토이의 '세가지 질문'에서 배우는 지금의 중요성
민병식

톨스토이(1828-1910)는 도스토예프스키, 투르게네프와 더불어 러시아 3대 문호로 일컬어지는 러시아의 소설가이며 사상가다. 농민계몽을 위해 야스나야 폴랴나 학교를 세우고 농노해방운동
에도 활발히 참여하였다. 도덕적 필연성과 합리적 기독교 윤리에 바탕을 둔 그의 사상은 한때 전 서계로 퍼져 톨스토이즘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톨스토이의 신비주의와 금욕주의는 추종자들을 매혹시켰지만 아내의 격렬한 비난에 시달리게 했다. 82살 되던 해 가출을 감행한 그는 3일 후, 이름 없는 시골 정거장에서 폐렴으로 죽었다. 대표작으로는 불후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전쟁과 평화', '부활', '안나 카레리나', '이반 일리치의 죽음','바보 이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등이 있다. 


‘세 가지 질문’은 삶의 진리를 찾기 위해 은사를 찾아간 왕이 절묘하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이야기다.

무슨 일을 할 때 가장 좋은 때가 언제인지,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군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지를 알기위해 온 나라에 이를 공표한다. 저명한 학자들은 저마다의 의견을 펼치지만 도무지 왕은 이를 시원하게 받아들일 수가 없다. 결국 왕은 평민옷으로 갈아 입고 명망 높은 은사를 찾아가 물어본다. 밭고랑을 갈고 있던 허약해 보이는 은사를 본 왕이 대신 밭고랑을 갈며 한 세 가지 질문에 은사는 하루 종일 대답하고 있지 않고 있었는데, 어떤 남자가 급히 다가와 배에 큰 상처가 나서 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왕과 은사는 응급 처치로 그 사람의 피를 멎게 하고 붕대를 감고 집으로 부축해 은사의 오두막 집으로 갔다. 밭을 갈았던 왕은 피곤해서 깊은 잠에 빠져서 밤새 한 번도 깨지 않고 곤히 잤다. 다음날 일어나 보니 정신을 차린 남자가 사실은 왕을 살해 하려했던 원수였는데 은사를 만나러 혼자 간다는 사실을 알고 복수하러 갔다가 왕의 호위대에게 발견되어 큰 상처를 입었고 왕이 자신을 살려주지 않았다면 자신은 죽었을 거라며, 가장 충실한 종이 되겠다고 말한다. 왕은 원수가 오히려 자기편이 된 것을 기뻐하고는 오두막을 나와 은사를 찾아가 다시 세 가지 질문에 답을 알려 달라하니 은사는 이미 대답을 했고 왕은 답을 얻었다고 말한다.

영문을 모르던 왕은 답을 물어 본다. 은사는 힘없어 보이는 자신을 대신해 밭을 갈지 않았다면 그냥 돌아갔을 것이고, 피를 흘리며 우리에게 온 그 남자는 아마도 왕을 해쳤을 것이니, 그렇다면 당신은 나와 함께 있지 않은 것을 후회 했을 것이라 말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밭고랑을 팠던 때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자신을 도와준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은사를 위해 선행을 베푼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인 것이다.

결국, 부상을 당한 남자가 달려 왔을 때를 생각해 보면, 남자를 돌보았던 때가 가장 중요한 순간이고, 상처에 붕대를 감아주지 않았다면 남자는 화해하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며,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고, 왕은 가장 중요한 일을 한 것이라 말한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바로 지금이며,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함께 있는 그 사람에게 착한 일을 행하는 것입니다"

톨스토이가 나이 일흔이 넘어서 쓴 이 작품은 자신의 문학이 인간의 삶에 무슨 기여를 했을까라는 회의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작품 속 왕이 던진 세 가지 질문은 현실 속 우리 역시 어느 날 문득 자신에게 던질 수 있는 물음이다. 거기에 대한 답으로 도출된 지금이라는 현재 이 순간을 중요하게 여기며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선을 행하는 것은 지극히 간단하지만 실천하고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렵다.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살아간다. 당장은 나와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다가올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집중하고 인내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그 미래가 눈 앞에 다가오면 미래는 현재가 되어있고 또 다른 미래가 저 앞에 있다. 결국 또 그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한다는 거다. 바쁜 일상이 삶을 송두리째 삼켜버린 듯한 요즘 무엇을 생각하고 사는지 자신에게 물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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