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콜레브스키의 낯설게 보기와 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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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콜레브스키의 낯설게 보기와 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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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박경용 한국문인협회 김해지부 고문

 

예술은 감동을 일으키는 촉매제이다. 예술의 궁극적 열매는 감동이라 하겠다. 톨스토이도 그의 예술론에서 진짜예술과 가짜예술의 구별은 간단하다.

감동이 있으면 진짜, 감동이 없으면 가짜다 라고 하지 않았던가. 왜 감동하는가? 감동이란 무엇인가? 감동의 사전적 의미는 깊이 느껴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 무엇이 깊이 느끼게 하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가? 일상의 늘 보는 시각 루틴(routine)한 것에서는 깊은 느낌을 얻지 못한다. 여기서 낯선

그 무엇이 있어야 시선을 얻게 한다.

소위 낯설게 보기와 함께 예술창작의 통로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낯설게 보기나 낯설게 하기는 러시아 비평가 쇼콜레브스키(V. Chklovski)가 주장한 말로서 창작 예술가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예술이란 대상의 생성을 느끼는 하나의 방법이며, 이미 생성된 것은 예술에 있어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슈클로프스키 기법으로서의 예술에서, 김치수 역

경제원칙이란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 원칙에 역행한다는 말에서 작가는 자신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애를 먹도록 장치하는 사람이란 뜻도 된다. 이러한 장치에는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 異化, 疏遠化)’ 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낯설게 보기해석을 의미하고, ‘낯설게 하기형상화를 의미한다. 올바른 작가라면 현상만을 가지고 집필에 들어가지 않는다. 반드시 그 사물이나 사건이 가지고 있는 본질이 무엇인가를 찾아나서는 과정을 거치게 한다. 한편의 수필을 쓸 때에 체험을 그대로 기록하지 않고, 상상을 통해 미적구조로 재구성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재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서 해석해내고 형상화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그것은 수필이 아니고, 수기이거나 생활 작문이다. (강돈목)

예술사진의 경우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낯설게 보기, 풍부한 상상력으로 대상에 감정을 이입하고 내 감각을 입혀 사진으로 담는 일. 바로 이것이 사진작가들이 일상의 평범한 풍경에 감동하고 사진으로 남기는 이유일 것이다.(김주원)

이 같은 예술창작세계 속에 빠져들면 그 동안 못보던 은하수의 신비한 세계로 여행하게 되고 온 몸에 감동의 전율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가장 창조적 작업 중의 하나인 예술은 이렇게 낯설게 하기로 새로운 느낌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며, 그것은 경이로움기적을 창조하는 고귀한 인간 고유의 업()이다. 익숙한 일상을 물구나무서기로 뒤집어 보고 지금-여기의 삶 말고 다른 무엇인가가 있음을 문득깨닫게 만드는 것: 마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갑자기 내리꽂히는 푸른 유성의 별빛 같은 전율, 눈앞에서 바다가 쩍 갈라지는 것 같은 경이로운 느낌--기적 같은 느낌, 그런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예술이다.

우리는 발끝으로 서서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발레처럼 마법을 부리는 마법사가 되는 법을 터득할 수 있다. 일상에서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는 마법(?)’을 부리는 마법사가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삶 속에서 해내고 만들어 내기도 했을 수많은 자신의 마법을 알아보는 눈이 생겨야 한다.(박성환)

수필문학의 경우 그 예술적 가치와는 거리가 먼 흔하디 흔한 작품을 읽다가도 한편의 예술적 가치를 가진 작품을 읽으면서 가지는 희열은 내 삶을 풍요하게 만들고 있음을 알게 된다. 프랑스비평가 R.M 알배레스는 지성을 토대로 정서적 신비적 이미지의 글이 에세이다라고 정의하며 재능의 번득임 ,매력적인 이미지의 정서 ,그러한 것이 반짝이는 빛을 발하면서 법망이 미치지 못하는 우리들 세계의 밤을 비추어 주는 것이다 라고헸다.

수필을 비롯한 모던 예술은 깊은 정신적 유희(All art, including essays, is a deep spiritual dance.)라고 생각한다. 논리적이고 규격화된 에세이(formal essay)는 발레에 비견되고 유연하고 자유로운 에세이(informal essay) 는 한국 전통춤에 비견되리라. 아무튼 낯설게 본 그 내용을 어떤 춤으로 안무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안무가의 의지에 달렸다고 할 것이다. 자유로운 영혼 그 빛나는 상상력은 예술가의 특권이라 할 것이고 예술가의 존재가치를 높이는 원동력이 된다. 예술가 지망생이 그 분야를 열심히 수련하면 상당수준 향상된다. 여기서 우리는 연암 박지원이 말한 법고창신(法古創新Create the new while do not contradict the spirit of the classics)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문학 역사 철학으로 요약되는 최소한의 인문학(humanities, liberal arts,human science)의 토대에서 법고와 창신이 바람직하다.

인문학의 토대는 알배레스가 말한 지성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또 법고의 토대가 최소한 되어있더라도 창신의 단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법고의 토대에서 계속 정진하면 두갈래로 나눠진다. 한쪽은 감동을 주는 예술작품이 나오고 또 한쪽은 한계를 뛰어 넘지 못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은 창의력이라 할 것인데 구체적으로 낯설게 보기와 깊은 관계가 있으리라. 진전이 없는 지망생은 그 길을 포기하거나 취미 생활인이 되는 것이다. 이런 사안이 있음에도 범람하는 수필이 독자들을 외면하게 만들고 있다. 감동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일 것이다. 자업자득으로 독자들은 외면하고 저들 끼리 둘러보는 동인지의 성격이 되고 또한 이를 부추기는 이들도 있다. 이는 여러 문학 장르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 분야의 공통점이라 하겠다.

우리함께 고급한 정신적 유희인 예술의 수준을 높여 삶의 질을 높이는 무리에 끼어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낯설게 보기로 톨스토이가 말한 감동주는 예술작품이 많이 생산되면 좋겠다.

 

한줄기 창작의 빛

낯설게 보기로서

바탕이 되어서는

뭉클한 감동으로

 

진짜의 예술작품

그대는 이루리라




1 Comments
제임스 2022.04.04 07:08  
공부가 됩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