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 문학칼럼 24 - 마르셀 에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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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식 문학칼럼 24 - 마르셀 에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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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마르셀 에메의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에서 배우는 세가지 교훈
민병식

마르셀 에메(1902-1967)는 단편소설로 유명한 프랑스의 작가다.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는 그의 단편 5편을 모아놓은 단편집 중 한편이다. 벽을 통과하는 남자(1943)를 쓴 마르셀 에메(1902
~1967)가 살던 시기는 1.2차 대전이 일어났던 시기이다. 문학사조 '대혼란' 시기의 작가라고 할 수 있는데, 그의 작품 사조가 '환상적 사실주의'라고 불리는 것은 독일 나치의 프랑스 지배라는 굴욕의 시대에 비참한 현실을 벗어나고자 몽상을 할 수 밖에 없었을 시대적 배경과 삶의 단조로움과 때로는 강요된 무료함을 벗어나기 위해 어른들에게도 동화가 필요하고, 그래서 몽상도 삶에 아주 긴요하다고 한 그의 작법 의도에 있다고 하겠다.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주인공 디티유욀은 43세의 나이에 우연하게 자신에게 벽으로 드나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런 신기한 능력이 이상해서 병원에 가서 치료 처방까지 받지만 의사는 체력을 과도하게 소모하라는 처방으르 내리지만 디티유욀은 업무 외에 신문읽기와 우표수집만 하고 있을 뿐이어서 벽을 통과하는 능력을 그냥 가지고만 있었다. 회사에 새로운 상사가 부임하면서 변화를 추구하고 변화를 싫어하는 디티유욀을 골방으로 쫓아낸 후 디니유욀이 작성한 서류를 들고와서 바퀴벌레라고 욕을 한다. 이때부터 디티유욀은 자신의 능력을 쓰기 시작한다. 벽속으로 들어가 머리를 내민 채 상관에게 욕하고 하루에도 몇차례 씩 출몰하여 겁을 주자 결국 상사는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다 정신병원에 끌려가고 만다.

부자들의 물건을 훔치고 의적으로 칭송받다가 스스로 감옥에 갇혔고 다시 탈출하여 유유자적 살고 있다. 하루는 길을 가다가 금발의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졌는데 그녀는 유부녀였고 그녀의 남편은 질투심이 강해 그녀를 집안에만 가두어 놓는다. 어쩔 수 없이 늦은 밤 몰래 그녀의 남편이 없는 사이 그녀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새벽에 벽을 통과하여 나오곤 했다. 어느날 두통으로 처방받은 약을 먹고 그녀의 집에서 뜨겁게 사랑을 나누고 여느날처럼 벽을 통해 나오려는데 갑자기 몸에 이상한 기운이 돌면서 그냥 벽에 갇혀 버리고 만다. 의사가 체력을 소진하라고 처방해 준 약을 두통약으로 잘못 알고 먹었고, 밤새도록 체력을 소진한 결과 그 능력을 고쳐준 것이다.

이 작품에서 배울수 있는 교훈은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타성에 젖어 변화를 추구하는 않으려는 사람과 자신을 지적하는 사람을 하고 배척하는 인간의 이기심을 지적하고 잠재된 능력이 있음에도 현실에 안주하려는 게으름을 비판하고 있다. 둘째. 주인공은 착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새로 부임한 상사는 주인공을 구닥다리라고 무시하고 하대한다. 결국 디티유욀은 분노하고 복수를 결심하게 되는데 그의 변신은 부당한 계급사회에 대한 약자의 반항으로 요약할 수 있다. 출세나 승진을 위해 부하직원을 쥐어짜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갑질 문화에 비유할 있는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다. 셋째,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잘못된 곳에 사용하지 말고 옳은 곳에 사용하라는 것이다. 디티유욀은 자신의 능력을 좋은 곳에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불만을 해소하고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사용하다가 결국은 파멸당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아무리 좋은 머리와 능력일지라도 범죄에 사용하거 나쁜 일에 이용한다면 그에 대한 댓가를 치루어야 한다는 권선징악의 교훈을 준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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