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래 화가의 화상탈출畵象脫出 5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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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1 23:54
오월 수묵담채=100호
샘물 소리
조홍래
졸졸졸 졸졸졸
언제부터 울고 있었는지
너무 울어서 맑은 눈에
달마저 일그러져 있었어
얼마나 서러운지 쪼끄만 소리로
무릎에 얼굴을 묻고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어
저는 서러운데
나는 깨물어 주고 싶을만큼 이뻤어
실컷 울고는 포도송이 같은 눈으로
과자 사달라던 젖살 뽀얀 얼굴이
귀여워서 슬펐어
내얼굴 비치는 그눈에
포말을 일으키며 금빛모래들이 춤추고 있어
졸졸졸 졸졸졸
넘쳐 흐르는 물소리는 즐거운데
우는것 같은건 네댓살 때의
내아이들이 그리운 탓일거야
사계 볼펜+8절
대밭 사계
조홍래
봄비 심는 소리,
죽순 솟는 소리
쏴아 ㅡ
대청마루 휩쓸고 지나가는
파도 소리
달빛에 춤추는 단풍잎,
노래하는 풀벌레소리
눈 쌓이는 소리,
아스스 댓잎 떠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