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래 화가의 화상탈출畵象脫出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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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래 화가의 화상탈출畵象脫出 9

소하 0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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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동, 30호 조홍래 화가 作


풀벌레 소리


         조홍래


누가 알았겠어 멀겋게 찌든 얼굴에

샛노란 화색이 돌게 될 줄은,


노랗게 멀미하며 스러질 은행잎

예언하며 안타까이 우는 밤에

달의 웃음 소리가 환하게 번질 줄

또 누가 알았겠어


달 그림자에 숨어

흥얼대는 소리가 소음이라면

지난 폭염은 너무 잔인했던 거야

열대야 시든 밤에

누가 그리 속 시원히 노래하겠어


왁자지껄 떠들며 울며 노래하는 건

다 사랑한다는 소리야

차마 드러내지 못한 수줍음에

달빛 뒤집어쓰고 떼창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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