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래 화가의 화상탈출畵象脫出 9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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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1 18:57
목동, 30호 조홍래 화가 作
풀벌레 소리
조홍래
누가 알았겠어 멀겋게 찌든 얼굴에
샛노란 화색이 돌게 될 줄은,
노랗게 멀미하며 스러질 은행잎
예언하며 안타까이 우는 밤에
달의 웃음 소리가 환하게 번질 줄
또 누가 알았겠어
달 그림자에 숨어
흥얼대는 소리가 소음이라면
지난 폭염은 너무 잔인했던 거야
열대야 시든 밤에
누가 그리 속 시원히 노래하겠어
왁자지껄 떠들며 울며 노래하는 건
다 사랑한다는 소리야
차마 드러내지 못한 수줍음에
달빛 뒤집어쓰고 떼창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