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비주 시인의 문학 감상 1, 인간의 대지 / 생텍쥐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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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주 시인의 문학 감상 1, 인간의 대지 / 생텍쥐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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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비주 시인의 내일로 가로등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를 읽고


                                                김비주


사람이 살고 있는 단 하나의 별, 지구에 대한

그의 이야기, 조종사로서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지구에 대한 시각, 불시착으로 인한 인간에 대한 관계와 장소에 대한 새로운 관점들과 인간다움에

대한 치열한 그의 사유가 고립된 시간들에서 나타난다.


*이른  아침에 내게 있어 삶의 기쁨이란 이렇게

따끈따끈하고 향긋한 커피 한모금에 담겨 있는 것이며, 이렇게 우유와 커피, 빵의 어우러짐 안에

담겨 있는 것이다. 삶의 기쁨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가축을 방목하고 식물을 키우며 이를 수확하는

신비로움에서 생겨나는 것이며, 대지 전체와

교감하는 가운데 생겨나는 것이다.


- 인간의 대지  p34-


기요메의 추락과 상환에서 기요몌의 고립과 사투는

비행하는 이들의 두려움이자 지침이기도 하다.


그 같은 고통의 몸짓이 계속 이어졌고,

자네는 끝없이 되살아나는 이 적들과 골백번도 넘게

싸움을 하였지 ㅡp 65-


눈속에서 추락한 기요메의 생존본능은

어떤 사람들( 두고온 가족과 동료)에 대한 믿음으로

숱한 고통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기요메의 진가는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죽음의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눈보라 속에서도

걸어 나오는 인간의 승리를 보여준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동료가 자기와는 무관한 가난 앞에서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동료가 가져 간 승리를 함께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그 자신의 돌을 가져다 놓으며

이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에 일조하는 것이다.

ㅡp 74ㅡ


물질의 진보가 많은 걸 바꾸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에서의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된 인간에게는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다.

오지의 추락,피레네와 안데스 산맥의 분투, 사하라 사막의 추락 등.

끊임없이 이류과 착륙을 시도 했던 그에게는

인간의 문명은 얇디 얇은 금박에 불과했는 지도 모른다.


*대낮의 이글거림에서는 밤을 향해 걸어가고,

밤의 한기 아래에서는 대낮의 이글거림을 바란다.

ㅡp 157-


이처럼 잠시도 멈출 수 없는 사막의 한가운데서의

불시착은 그에게 갈증과 환몽으로 인한  신기루, 오아시스,구조대는 늘 어른 거렸으며 길과 물을

찾아 끊임없이 걸었다.

살아 있는 한 걸었어야 했다.

모든 수분이 몸에서 빠져 나가 입술의 메마름이

극도에 달했을 때는 한기가 온몸을 잠식하고

배고픔보다는 갈증이, 갈증을 넘어서는 한기에 시달려야 했다.

죽음의 유혹은 늘 달콤했다.

순간을 지탱하게 하는 1초간의 무한한 행복들이,

겪지 않는 이들은 도저히 알 수 없는.


그는 사형선고를 받은 이의 담배와 럼주 한 잔의

의미를 깨닫게 되고 그 굉장한 기쁨으로 입가에 미소를 짓는 죄수의 그 순간의 삶을 산것을 이해하게

된다.

인간에게 있어서 진리란 그 자신을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라는 그의 말은 지나침이 없었다.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고,

인간의 본질 속에서 인간을 알기 위해서는 서로 명백한 진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라고.

또한 진리는 입증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해지는 것이라고.


그는 또 말한다.

각자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게 될 때 평화로운 삶과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다고.

삶은 조금씩 자라나는 나무와 더불어 세대간의 이행으로 이어지듯이, 의식 또한 세대간의 이행으로 이루어진 정신의 진보라고.


그의 말을 빌려 물어본다.

그대들이여 우리는 어느 순간에 행복을 느끼는가?


오직 정신만이, 진흙 위로 입김을  불어넣을 때에 비로소 인간을 만들에 낼 수 있다고 한 그의 말이

새삼스러운 건 아닌 것 같다.

문명의 이기이자 진보의 척도인 비행기로 지구를

넘나들며 하늘에서 본 지구의 인간들을 끝없이 조명하며 육체적 고통이 극한에 이를 때에도 인간이기에 포기하지 않았던 인간관계 내에서의 함께한 낡은 시간들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굳건하게 형성된

친밀함을 결코 잊어 버릴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삶,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인간다움이,  그의 치밀한 사유를 다시 따라가  본 여정이었다.

30년전에 읽고 다시 읽었다.


2016.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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