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비주 시인의 문학 감상 2, 책 속에서 만난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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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주 시인의 문학 감상 2, 책 속에서 만난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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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비주 시인



자연은 사람을 배신하는 일이 거의 없으므로, 다만

아름다운 자연에서 위안을 구할 뿐. 조금 시적이고

조금 몽상적이지만· · · · · ·


과학은 우주를 설명하고, 심리학은 살아 있는 존재를

설명한다. 하지만 스스로를 방어하고, 되어가는 대로 몸을 맡기지 않고,

마지막 남은 환상의 조각들을 빼앗기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ㅡ로맹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에서ㅡ



상당히 난처했다. 상당히  글이 감각적이고 몽롱해서.

로맹가리는 '자기 앞의 생'을 쓴 에밀 아자르다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던 이다.

자기 앞의 생을 예전에 읽었을 때 상당히 좋았다는

기억만 남아 있었다.

이책은 16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었다.

짧은 그의 소설이 한번으로 읽기에는 많이 시사적이었다.

단,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감각과 상상력이 아주

탁월한 작가임을 생각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예술을 접한다는 건 사실을 확장하는

일의 최대치를, 감각의 예리한 부분을 자연에서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사유에서도 늘 가져와야 된다는 것을 생각하게 했다.

다소 매끄럽게 읽어내리기에는 생각해야 할 부분들이 많아서 잠시 머무르며,

마지막 남은 환상의 조각들을 빼앗기지 않는 법을 배우고자 읽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날 건강에 유의하시며 희망 찬 내일을 기대해봅니다.

2016.11.30



어느 시대나 예술에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담게 마련이다.

감각적 세계보다 초월적 세계를 중시한 중세에는

예술로 감각적 세계를 재현하기보다는 그 너머의

초월적 세계를 표현해야 했다.

문제는 그 초월적 빛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신학자들이야 그 아름다움이 '초월적' 이라는

말로 때우면 그만이었지만,

장인들은 처지가 한가롭지 못해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빛을 눈에 보이게 만들어야 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기위해 재료를 사용했다.

값비싼 재료의 찬란한 색채와 광휘를 초월적 빛의 상징으로 사용한 것이다.

중세의 공예는 온통 번쩍이는 황금, 은은하게

비치는 은빛, 형형 색색의 보석,

몽환적 효과를 내는 다양한 색깔의 희귀한 염료 등으로 뒤덮여 있었다.

중세의 공예를 뒤덮은 보석과 귀금속은 무엇보다도

그 황홀한 빛과 색의 효과로 감각 세계 너머의 초월적 세계를 상징하기 위한 것이었다.


값비싼 재료에 대한 취향은 어쩌면 발달하지 못한 미감의 산물인지도 모른다.


물질에 대한 저급한 욕망 속에 빛나는

초월에 대한 고상한 열정. 중세예술의 매력은 어쩌면 이 모순성에 있는지도 모른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에서 발췌-

2017.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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