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민 화가의 좌충우돌 화원畵園 5

기타

양승민 화가의 좌충우돌 화원畵園 5

소하 0 190

82b38a98d9a68f20399d12e177a369ed_1631923555_09.jpg 

양승민 화가 作


억새


   양승민

 

 

세상에 불사조가 있다

 

세찬 바람에 꺾일 듯 휘어져도

마소의 발굽에 밟혀 짓이겨져도

도도한 강물에 떠내려갈 듯 휩쓸려도

뜨거운 불길에 불티되어 스러져가도

끝끝내 살아남는 존재가 아닌가

 

곤경이 커질수록 단단해지는 삶의 의지

굳건한 터 위에

서슬 퍼런 칼 옆에 차고

건장한 몸을 곧추세워

도열한 병사처럼 위엄을 뽐내는 억새

 

우직할수록 정은 깊을까?

여러 날 밤을 하얗게 새운 기도 끝에 잉태한 씨앗들

바람의 노래 속에

더 나은 후생을 기약하며

미지의 세계로 떠나보낸다

 

억새는 윤회하는 불사조임에 틀림없다

 

 

*그림은 작가가 그린 유화입니다

   15M(65.1 × 45.5)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