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 칼럼리스트

글을 쓴다는 것

            민병식

무엇을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 무슨 주제로 어떤 언어의 형식을 빌려 생각과 마음을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나에게 있어 매일 매일의 숙제이다. 좋은 작품, 이란 시든 수필이든 읽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호응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즉, 누가 읽어도 울림과 감탄을 자아내거나 문학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일지라도 호감과 존경심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최근의 우리의 문학 현실은 수요 보다는 공급이 차고도 넘쳐 실력이 되지 않는 수준 이하의 글을 쓰는

사람 조차도 문인의 틀을 빌려 행세를 하면서 글에 대한  학습과 노력은 없다.

''누가 내 글을 판단할 것이며 누가 내 글을 함부로 평가할 것인가!''

라는 자존심과 궤변을 방패삼아 초등학생 수준 이하의 글을 가지고 문학이 어떻고 시가 어떻고 어디 문인협회 소속이며

어디서 얼마동안을 활동했는가 등 경력을 자랑하거나 ''시인님, 작가님'' 등의 호칭으로 오로지 자기들끼리의 잔치일 뿐 겉만

문인인 사람들의 알맹이 없는 활동이 남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태 들이 지금의 한국 문단을 이토록 망가뜨려놓은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견해이다.

매일 매일 같은 내용의 시로 다양한 주제나 소재를 활용하고 시도하려는 노력이 없는 한정된 단어 사용과 껍데기뿐인 말장난을

부끄러이 여기지 않는 것은 문학의 질 저하로 문학의 대중화가 아닌 대중으로부터의 기피를 당하게 될 것임에도, 어떤 이의

글을 보면 평상시 책 한줄 읽지 않은 테가 난다.  작품의 힘은 술이나 담배에서 나오는 그리고 혼자만의 세계가 아님을 알아야한다.

문학의 대중화는 모든 사람들이 글을 사랑하고 친근감있고 편하게 접하여 좋아하게 하자는 것이지 고민하지말고 아무렇게나

글을 쓰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늘날, 우리 한국사회에서 문인다운 참 문인을 만나기란 참으로 어려운 현실이다. 해마다 문학작품을 쓰겠다고 문학 활동에

뛰어든 사람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데, 모두들 ‘존재가치’보다는 ‘소유가치’ 실현을 위해 대부분 문학 활동을 하고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 문학발전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문단사회를 점점 욕심의 세상으로 밀어 넣는다'' 라는 일침이 새삼 떠오른다.

미국 신프로이트학파의 정신분석학자이자이며 사회 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의 '존재냐 소유냐'를 문학적 가치에 견주어 생각해보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존재론이나 성경 말씀에 나오는 존재의 가치 실현을 문인 들이 글을 씀에 있어서 먼저 구현해야한다는 뜻으로

보여지는데, 그럴려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수시로 묻고 생각해야한다고 본다. ‘나는 문인다운 문인일까’ 라는 질문  앞에서 과연 얼마나

명확히 대답할 수 있을지, 얼마나 정직해질 수 있을지, 문학작품을 창작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증명 하든 문학 활동을 통해 소유하려는

욕망을 추구하든 어느 것에 비중을 두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문인들이 우리 사회의 올바른 정신적인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사회 변화의 선두와 인간의 순수성 회복에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에 나의 경우는 실존주의와 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글을 '사랑'을

중심으로 하는 쓰면서 나름 우리사회가 반성해야하고 추구해야할 방향을 글로 표현해야한다는 목표와 주제의식을 갖고 있으나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이어서 더욱 공부하고 노력해야 함을 늘 느끼고 있다.

글쓰기는 장난이 아니다. 어떤 식으로의 퇴고도 없이 앞 뒤 문맥도 맞지않고 수사법도 적용도 되지 않는 전혀 낯설지도 않은 수준이하의

푸념을 시라고 부르고, 일상 생활을 쭉 나열하는 것을 수필이라고 명명하며, 자신이 쓴 글이라고 스스로 작품이라고 내놓는 뻔뻔함과

부끄러움을 벗어나야한다.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스스로 를 무장하지 말자. 글을 쓴다는 것은 겸손한 마음으로 과거의 부족한 작품 들을 

뛰어넘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자기자신과의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