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진 시인의 그리운 날의 언젠가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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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진 시인의 그리운 날의 언젠가는...2

소하 0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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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진 사진 作



가을 안부


            김재진


이슬비 젖어 드는 새벽녘 찬 기온은

불야성에 느슨해진 옷깃을 여미게 하고

무던해진 마음의 끈을, 질끈 조여옵니다


갈맷빛 하늘 녘 여유로운 햇살은 

소슬 바람결 잔잔한 시골 마을 어귀에

풍요로운 결실을 내려놓습니다


너른 들녘에 빼곡한 햇귀며 벼 이삭은

황금빛으로 물들어가 고개를 떨구고

가을가을한 대추는 볼 빨개집니다


토실토실 영그는 밤송이는 산달이 되어가고

억새 하늘하늘한 연애 짓에 피라미는 톡

튀어 올라 곁눈질을 합니다


아련한 추억 속의 버스정류장에 앉아봅니다

소슬바람 살랑살랑 불어와 월하감에

불거진 볼때기를 어루만지고 지나갑니다


나도 모르게 스르륵 눈꺼풀이 감기고

평온해진 마음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땅거미 짙게 내려앉은 해 질 녘입니다


어렴풋한, 그대의 하루하루는 어떠신가요

산허리 타고 내리는 오색 단풍이, 더 물들기 전에,

그대에게 기나긴 여정에 안부를 여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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