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의 행복한 서평 8

기타

민병식의 행복한 서평 8

제임스 0 3700

[서평]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에서 보는 인생의 정답
제임스

저자 존 윌리엄스(1922-1994) 미국 덴버 대학교에서 학사학위와 석사학위를, 미주리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덴버 대학교에서 30년 동안 문학과 문예창작을 가르쳤다. 어릴 때부터 연기와 글쓰기에 재능이 있었고 사우스웨스트의 신문사와 라디오 방송국에서 잠시 일하기도 했다. ‘스토너’는 그의 세 번째 소설로 미주리 대학교 영문학 교수의 삶을 다루었고 1965년 출간되었다 


이 책은 주인공인 ‘스토너’라는 사람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다. 미국 작가인 존 윌리엄스가 1965년에 출간한 소설로 지금의 삶과도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직업에 대한 고민’, ‘행복하지 않은 결혼 생활’, ‘삶에 대한 채울 수 없는 결핍’ 등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우리가 겪으면서 사는 평범한 인생스토리이지만 책을 읽고 감동을 받는 이유는 바로 ‘공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스토너’는 평범하게 생계를 꾸리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고 그가 대학을 가기로 결심했을 때 유난스럽게 축하해주지 않는 부모님에게 서운해 하지 조차 않는 사람으로 자랐다. 그러나 부모님은 그의 결심을 지지해주는 사람들이었고 묵묵히 등록금을 지원해주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아버지의 농장이 걱정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인생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농사를 잘 짓기 위해서 대학에 진학했으나 영문학도의 길을 걷게 된다. 교수가 된 스토너는 학생들에게 존경받고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교수이지만 학과장과의 불화를 시작으로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스토너는 한 눈에 반한 ‘이디스’와 결혼해 아이까지 낳지만 그의 아내는 차갑고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아내의 히스테리는 심해졌고 결혼에서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애지중지했던 딸과도 멀어지면서 삶의 의미를 잃어간다.

결국 스토너는 신경질적이고 히스테릭한 아내와의 관계가 잘못되어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 모습들이 독자들을 답답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도 읽으면서 무지 답답함을 느꼈다. 나중에 그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캐서린’을 만나는데 결국 그 사랑은 추억으로만 남는다. 만약 스토너가 ‘캐서린’을 선택했더라면 그의 삶이 좀 더 풍요로워졌을 것이라고 본다. 스토너는 성실하고 참을성이 많은 인물이지만 지혜롭다고 보긴 어려울 수 있다. 모든 상황을 관조하고 나름대로 저항도 하지만 악의 무리에게 크게 복수하는 포부도 없고 사랑하는 여자를 잡을 용기도 없어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병상에 누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나는 내 인생에서 무엇을 기대했니?' 라는 질문을 던지는 ‘스토너’를 보면서 그의 생애가 온전히 실패작은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가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을 했다.

" 나는 그가 진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스토너의 삶을 슬프고 불행한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의 삶은 아주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그가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나은 삶을 살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 일에 어느 정도 애정을 갖고 있었고, 그 일에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했으니까요."

스토너는 불행한 부분을 불평하고 비관하기 보다는 자신의 인생에서 벌어지는 일 들을 헤쳐 나가고 받아들인다. 삶을 꾸준히 살고 충실하게 받아들인 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우리 모두는 삶을 살아가면서 계획한 일들을 이루며 성취를 맛보기도 하지만 우연히 다가온 기회로 인해 삶이 바뀌기도 하고 또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인생이 불행에 빠지기도 한다. 결코 모든 것을 통제할 수도 없다. 이 소설이 정말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점은 화려하게 주인공을 포장하지 않는다는 점, 기대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스스로 평화롭게 살아간 주인공을 보면서 우리의 삶도 이와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데 있는듯 하다. 나는 이 단조로운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가꾸어야 할 것인가. 나는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 스토너가 스스로엑 던졌던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져보는 시간이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