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실 싱니의 걸어다니는 시, 동학사의 봄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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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1 22:53
동학사의 봄
여명/임명실
추억을 더듬어 찾아 갔더니
변함없이 반겨 주는 것은
활짝 피어난 벚꽃이더라
그 자리는 언제나 같은 풍광
이건만, 변해버린 나의 모습에
가슴이 아려
송글송글 눈물 방울이
꽂나무를 아프게 하네
추억조차 기억속에 숨어버린
일상들이 서러워
세월을 탓하며 앉아 있었어
산 너머의 갑사를 쉬이 넘나들던
젊음이 삼십년이라는 세월을
안고 갔으니
방울 방울 눈가에 이슬이 맺혀
꽃타령은 어디가고 하늘 한 번 쳐다보네
팡팡 터졌으니 이제 더 필 것도
없지만
떨어지지 못하게 하여야 하나
자태를 뽐내니
지난날의 당당했던 나 였었구려
도토리묵 한 접시와 파전 한장
젖가락질하며 잃어버린 그리움을
불러 내어 보네요
삶은 아리따운 청춘을 앗아가
버리고
고뇌에 찬 여류 작가를 탄생
시켰으니
읊어보는 시 가락 속에는
그리움 반 후회 반으로 허공에
떠다니고 있고
찾기위해 애쓰는
추억 거리들은
막걸리 잔 주위를
빙글 거리며 맴도는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