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현 시인의 쌀의 변신은 무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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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현 시인의 쌀의 변신은 무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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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의 변신은 무죄 ( 6 )


                     조용현


  쑥으로 만든 음식           

양지바른 언덕에 하얗게 쌓였던 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져버리고,

언 땅을 해집고 올라온 여린 쑥이 얼굴을 들면, 봄 은 어김없이 우리 곁에 찾아왔지요.

그렇게 생명력이 강한 쑥은 우리네 조상 닐들이

험난한 보릿고개를 넘기는데, 커다 란 기여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는지요.

엄동설한의 겨우살이를 지나고 봄이 오면,

안타 갑께도 식구들이 먹고살아야 할, 곳간의 쌀독이 밑을 보였답니다.

그래서, 봄날의 하루 해를 견디려면 부족 한 식량을 대신해서 구황식품으로 쑥이 메웠다네요.

  쑥은 다른 식물에 비해 독성이 적어서 쌀

을 이용해서 만든 음식에 무엇을 만들어 먹어도 궁합이 잘 맞았답니다.

그 시절엔 명절이나, 제사상에도, 잔칫집 상에도, 쑥떡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었지요.

그러나 나는, 쑥떡은 다른 떡보 다 맛이 없어서 사실은 가장 실었던 떡이었 습니다.

그러나 이것, 저것 가려서 먹고 싶은 것만 먹는다는 일은,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지요.

그래도, 어린 쑥을 캐서 맵쌀 가루에 섞어, 버무려서,

쑥버무리를 만들어 주셨는데, 지금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뿐인가요. 마을 처녀들이 나물을 캐러 가면 나물 바구니 속에는,

쑥이 절반이었 는데 그 쑥으로 된장국도 끓여서 맛있게 먹었지요.

이렇듯 오래전부터, 쑥은 우리들이 먹고

사는 음식에 아주 친근하게 자리를 함께 해

왔습니다.

그러나 요즘 들어, 건강식 붐이 일어나,

주 로 쌀을 이용하여 쑥의 다양한 변신을 하고 있는데 오늘따라,

쫀득쫀득하면서도 상큼 한 맛을 가진 쑥개떡이 먹고 싶네요.

가까운 이웃들하고 같이 모여서 쑥턱쑥덕

정겨운 이야기도 나누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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