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 컬쳐 포토시, 임상근 시인편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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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5 22:54
임상근 시인
거미줄
월성 임상근
날이 붐하게 밝아오는데
하늘에서 고요히 는개 내린다
어젯밤 그토록 세차게 퍼붓던 장대비
기어이 샛 도랑에 붉은 분노로 토해 내고 있다
마구 퍼붓는 장대비 견디어 낸 거미줄
비로소 새벽에 내리는 는개에
은방울 조롱조롱 매어다니
장대비 지나간 뒤 훈장이구나
장대비도 못 만드는 은방울
는개가 만드는 것은
강하게 살아 부러지지 말고
는개 처럼 고요하게 살라고
말없이 몸으로 날 가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