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인클럽, 최경희 시인편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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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0 18:50
최경희 시인
동거동락
최경희
거실한쪽, 햇빛아래
줄지어 널려진 빨래들
중앙에는
흰색, 회색,파란색 수건이
깨끗하게 빨려
일광욕을 즐기고 있네
그 오른쪽엔
운동을 좋아하는 아들의
검은색 런닝과 카키색 반바지가
왼쪽엔
날씬한 딸내미의 초록색 반바지가
맨 아래쪽엔 양말들이
짝맞춰 걸려있네
수건이 제일좋은 중앙에 있는것은
자신을 낮추어
더럽고 냄새나는 것들을
닦아내면서
곁에 있어준 공로이리라
빛을 받을수록
빳빳하게 펴지는
너의 변하지않은 품성이
자꾸만 켜켜이 쌓여
애틋하게 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