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공고 8기, 40주년 기념식 행사를 마치며 -유중근 시인편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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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0 13:53
사십 년만 더 만나세
글, 사진 : 유중근
제주도에서 배 타고
강원도에서 산 넘고
전라도 충청도 전국 방방곡곡
내신 삼 퍼센트 똘똘한
까까머리 소년들이
공단동 111번지
금오산 아래 낙동강가에
모래톱이 쌓이듯 모여들었네
공업입국의 최선봉
가난만은 떨쳐보자
금의환향 꿈꿨지만
특수학교란 속박 속에
자유롭던 청춘은
어느새 금오탑 벚꽃 따라 사라진
허울 좋은 금까마귀였네
선배들에게 엉덩이 맞고
꼬라박은 상태에서
'고향의 봄' 노래 부를 때도
고향은 멀어 그리움만 멍들었네
더블백 메고 모교 떠날 때도
기약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막막함
그 서글픔에 또 한 번 울었네
금오공고 8기 졸업 사십 주년
강산이 네 번이나 바뀌고
희어진 머리 주름진 이마
어느새 이순이 되었지만
같은 형편 같은 생각으로
같은 길을 걷던 친구들이여
멋지게 잘 살아 여기에 모였다네
그동안 각자 사느라 바빴지만
이제야 진정 우정이 보인다네
지난 사십 년 다진 동기애同期愛
앞으로 사십 년은 우정애友情愛로 만나보세
팔팔하게 사십 년을 건강하게 만나보세
딱 백 세까지만
딱 백 세까지만
우린 언제나 팔팔한
영원한 금오인이라네
굵은 우정 새기고 또 새기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