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포엠 -시 영상 에세이, 권덕진 시인편

엔터테인먼트

다큐포엠 -시 영상 에세이, 권덕진 시인편

05cd8fc92048d87b3840b910ad1d2dee_1682540963_27.jpg
권덕진 시인



황소



    권덕진 



천성이 우직한 황소는 

단 하루 허투루 살지 않는다. 

일찍 가장이 되어버린 그의 어깨 위로 

짓누른 삶의 무게를 

오롯이 홀로 짊어지고 감내하며 살아가야만 했다. 


들밭에서 진종일 고단한 생을 일궈야

울타리를 지킬 수 있다고, 

한 줌 여유마저 품지 못한 삶이었다. 


등골이 휘도록 터를 닦아야 했던 황소,

제 한 몸마저 희생하며 

묵묵히 땅을 일구고 

터전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온 황소는 

이 땅의 아버지다. 







사모곡



    권덕진



등허리가 바스러지도록 

세간살이 꾸리던 그녀의 손 

마디마다 굽어 펴지질 않는다 



꽃단장에 나들이 하는 날이면

옷소매에 감추시던 손 

붉은 입술 너풀대는 비단옷이 

한 떨기 꽃 같은 여인 


한스레 토하는 묵은 노래 한 자락

어찌나 구슬픈지 



한 많은 인생 

돌아보다 옷고름 훔치고 

회한도 눈물도 마른 가슴 

선걸음에 먼 길 가셨는지 


https://youtu.be/5RYy41fJK0g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