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획, 조기조의 경제 칼럼 6

사회

특집 기획, 조기조의 경제 칼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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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a70271c98de0850118161afa100ead5_1630246401_66.png 4a70271c98de0850118161afa100ead5_1630246689_75.png 5ff41bd584b26b2efbb9244e58ee8dd6_1630386890_14.png박선해 사진 作

                                                                                                                    

모난 돌이 어때서 -조기조 경남대 명예교수

 
모난 돌이 정 맞는다 했던가. 한자로는 촉석봉정(矗石逢釘)이다. 그런데 요즈음 모난 ‘넘’이 많다. 튀다가 욕먹는 것도 남에게 알려지는 방법이라 일부러 그러기도 하나 본데 유명(有名)과 악명(惡名), 오명(汚名)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염치(廉恥)없다.
중국에는 돈과 재복을 상징하는 금(金)을 3개나 포갠 흠( ) 자를 쉽게 볼 수 있다. 흠()은 ‘돈이 불어난다, 그래서 기쁘다’라는 뜻이 있어 가게나 사람 이름에도 쓴다. 이름에 ‘흠’자를 넣어 돈 많이 벌고 잘 살라는 바람이겠지만 그래서 돈방석에 앉았다는 사람은 못 보았다.
나무(木)가 숲(삼 : 森)을 이루고, 목적지나 끝에 ‘다다르다’는 뜻의 지 (至)가 모여서 막힌다는 질()이 된다. 수레 거(車)가 모이면 빵빵거리고 덜컹거리는 시끄러울 굉(轟)이 된다. 귀 모양의 이(耳)는 소곤거린다는 섭 ()이 되고, 해처럼 밝은 일(日)은 밝고 맑고 투명한 정(晶)자가 돼 크리스털의 수정(水晶)에 쓴다. 벌레 충()은 벌레 떼를 말하는 충(蟲)을 만들었고, 흰 백(白)은 희고 밝은 효()다.
입을 뜻하는 구(口)자 3개로 된 품 (品)자가 있다. 품위나 인품은 말하는 바(입)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알겠다. 여(女)자 3개는 간(姦)자. 양성평등의 21세기에 여성들은 질투(嫉妬)에 여(女)자가 들어가는 것도 못마땅할 텐데 위헌이 된 간통죄(姦通罪)의 그 간(姦)자는 너무 심한 것 같다. 질 (嫉)은 앓고 괴로워하는 질병(疾病)이다. 투(妬)는 시샘한다는 뜻인데 여인이 돌을 들고 있다. 남자는 질투 안 하나. 왜 女자를 함부로 썼나?
촉석루(矗石樓)의 곧을 촉(矗)은 곧을 직(直)을 3개나 포갰다. 국어사전에 촉석(矗石)은 ‘삐죽삐죽 높이 솟은 돌’이지만 모난 돌, 곧은 돌이기도 하다. 모난 돌이 어때서? 돌담은 매끈한 몽돌로만 쌓을 수 없다. 크고 작은, 모나고 뾰족한 돌도 있어야 튼튼하지 않겠는가. 그 촉석루 바로 아래에 유유히 굽이치는 남강이 있어 강온(强溫), 곡직(曲直)이 조화롭다.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이 귀하다고, 촉석루에서 풍류를 즐길지라도 순국선열을 추모하고 그 정신도 본받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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