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 조기조의 경제 칼럼 7

사회

특집기획, 조기조의 경제 칼럼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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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조 경남대 명예교수


꼰대? (2019.04.15)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명문 사학 브리감 영 대학은 몰몬교가 재단인 학교로 미국 서부 유타주의 프로보라는 아담한 소도시에 있다. 15번 고속도로를 달리면 뒷산에 Y 자가 선명하게 보인다. 캠퍼스는 잘 꾸민 고등학교를 연상할 정도로 학생들이 단정하고 조용조용하다는 느낌이다. 주로 인문 사회과학 쪽의 학과들이 개설되어있고 특히나 정직과 신용을 생명으로 여기는 교도들이 공부하는 회계학과는 전국적으로 우수하고 인기가 많다.

 

브리감 영은 이단으로 박해를 받은 몰몬교도들이 동부에서 서부로 47일간의 대 이주시에 동지들을 이끌고 온 지도자다. 그는 당시에 미답(未踏)인 유타주의 에미그레이션 캐년을 넘어와 솔트레이크 시티의 넓은 들판을 보고는 여기다! 하고 터를 잡은 정신적 지주로 그가 중심점(0, 0)인 크로스로드에 몰몬교회 본당을 세우고 동서남북을 바둑판처럼 그어 길부터 만들어 좌표가 번지인 도시를 건설했다.

 

엊그제 한국과 미국이 100미터 결승점에 상투를 들이밀 듯 5G 통신의 개통을 다투었다. 4G보다 100배나 빠르다는 통신 속도는 아직 별 다른 차이가 없지만 그래도 조만간에 인프라가 갖추어지면 놀라운 변화를 보일 것이다. 이런 시대는 세상을 하나로 만드는데 미국의 넷플릭스는 고객확보를 위하여 떨이하듯 세일을 하고 있어 한국에도 가입자가 폭증하고 있다. 인터넷 때문에 하나의 세상이 되니 유행도 뉴스도 공유하게 되었다.

 

미니스커트라는 것이 한때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손바닥보다 작은 천으로 가슴과 거기를 가린 여성들이 자랑스럽게 해수욕장을 나와도 해수욕장이니까 당연하였다. 입고 벗기에 얼마나 불편할까 싶은 스키니 진도 제멋에 입고 다닌다. 최근에 민망해서 거북하다는 레깅스가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발레, 백조의 호수(아는 이름이 그것뿐이라서)를 보면 날개처럼 펼쳐진 치마 속에 드러내어, 보이는 팬티는 예술이라 보지만 남자 무희의 레깅스에 감출 수 없는 불룩한 것은 예술이라도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스트레칭을 할 때도 아닌데 레깅스를 입고 학교와 직장을 가고 거리를 활보한다니 놀랍기는 하다. Y자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 보는 사람이 민망해서 고개를 돌려야 하는데 정작 입고 다니는 당사자는 괜찮을까? 그렇다면 강심장이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란다.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브리감 영 대학의 상당수 학생들이 명예코드를 고쳐달라고 집단으로 나섰다. 이 학교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단체행동 그 자체가 징계감이다. 한 학생이 만든 인스타그램에는 3만 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호응하고 있다. 최근에 3천명의 재학생을 조사했는데 76%가 명예 코드의 변경을 요구한다고 하였단다. 명예 코드는 LDS(몰몬) 교회가 가르치는 기준에 학생들이 지켜야 할 행동강령이다. 그 내용에는 단정한 옷차림, 음주와 흡연의 금지, 혼외정사는 물론 순결 지키기와 바른 언어의 사용 등이 있다고 한다. 얼마나 바람직한가? 그렇지만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닌, 입는 옷이라도 유행을 따라보고 머리 염색이라도 해 보게 해 달라는 것이라면 허락해도 좋지 않겠느냐고 생각해 본다.

 

모든 학생들은 종교적, 학문적, 도덕적 지침들을 담고 있는 명예코드를 준수하기로 동의하고 입학하였다. 입학 후에 고쳐달라는 것은 약속 위반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다양한 세상에서 보고 듣는 것이 많은데 해보고 싶은 것이 얼마나 많겠는가? 한번 양보하면 어디까지 물러서야 할지 모르는 것을 아는 학교는 학생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이해시킬 것인지? 화살보다 변화가 빠른 세상이다. 그래도 변해선 안 될 것이 있다 말하면 몰아붙이는 말이 꼰대란다. !                                                                       -출처칼럼리스트 조기조 UTAH 코리안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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