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그리고 시인, 일렁이는 시 감상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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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랜컬쳐 그리고 시인, 일렁이는 시 감상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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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덕진 시인

​

​ 

황소


     권덕진

 

천성이 우직한 황소는

단 하루 허투루 살지 않는다

일찍 가장이 되어버린 그의 어깨 위로

짓누른 삶의 무게를

오롯이 홀로 짊어지고 감내하며 살아가야만 했다

들밭에서 진종일 고단한 생을 일궈야

울타리를 지킬 수 있다고,

한 줌 여유마저 품지 못한 삶이었다

등골이 휘도록 터를 닦아야 했던 황소,

제 한 몸마저 희생하며

묵묵히 땅을 일구고

터전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온 황소는

이 땅의 아버지다.

 

   

§시 감상평∥시인 박선해§

시인의 부친은 농군이셨음이 시에서 푹 녹아 있다.

​시골 아버지는 샛별이 뜨기 전에 논밭을 나가신다.

​새벽 논 일 저녁 밭 일로 검게 그을린 모습은 시골 농부와 자연의 한 풍경이다.

​한 겨울날에도 살빛이 거뭇하시도록 시골 삶을 일구신다.

​작은 울타리 둥지를 지키기 위해 황소처럼 일만 하시던 아버지를 쓰고 있다.

​선한 눈망울로 묵묵히 땅을 일구는 황소의 모습은 터를 지키는 이 땅의 주인이다.

​땅의 주인은 그 땅을 가진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손과 발과 머리의 지혜를 모아 지키며 가꾸는 관리의 몫도 함께 한다.

​가졌다는 책임은 사회적 질서를 고르고 유지한다는 암묵적 여유다.

​여유로운 질서는 품격을 이루는 자신과 관련된 세상살이다.

비가 오나 폭염, 세파 속에서도 무방비로 둔다면 잡풀이 그야말로 산을 이룬다.

애초에 잘 다듬는다면 늘 알토란 곡식으로 풍요를 줄 것이다.

물질의 풍요는 현실 수단이다.

​당연한 욕심으로 풀을 매고 흙을 고루 펴서

씨앗 뿌려 풍요를 누리는 건 살아 있는 모두의 당연한 인생이다.

​그 풍요로 타인을 미워하는 마음을 줄일 수 있다.

​없다는 이유로 못 지켜 낸 자기 마음이 타인에 미움으로 변질된다.

​그리하여 원성만 되돌려 높이 산다.

​우리 사회는 서로가 조금만 자유로운 사색의 시간을 염두 했으면 한다.

​그로 웃음소리도 풍요를 이룰까! 기대한다.

​황소, 고마운 이름이다.

​각자 삶의 사유를 넣고 지금의 시대는 ‘아비의 정신’이 절실하다.

​시는 현실을 놓고 묵묵한 터전의 긍휼을 고르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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