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호 작가의 오늘, 풀시-풀씨의 꿈 시집속으로 들다.
소하
0
233
2022.02.21 13:18
오늘
임인호(시인. 신세계문학 대표)
길 위에서 길을 묻는 청소부를 만났습니다.
매일 길을 닦는 그가 매일 길을 찾는 눈
그의 눈은 점점 커지고 내리는 흰 눈
곱게 한없이 담기는 것이었습니다.
눈물이 되어서야 흘러도 마르지 않는 샘
가슴 한 켠에 자라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길 위에서 눈을 맞으며 길을 쓰는 그의 가슴
시가 되었습니다.
누가 가르쳐 준 적 없는 삶을 자기 가슴으로
자기 눈빛으로 쓸고 있었습니다.
아스팔트 길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 틈새에
피어나는 풀 한 포기
그의 풀시가 되었습니다.
풀씨가 자라 한 편의 가슴을 채웠습니다.
쓸다가 쓸다가
마르지 않은 그의 샘물이 풀씨를 키우더니
풀시가 되었습니다.
그는 풀씨 전문가 풀시 청소부
하늘과 그의 가슴이 가깝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