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곤의 연서 2 -시간밖의 이야기들
혼주의 인사 말씀
이렇게도 눈부신 날
멀리서 가까이서 우리 혼사에 참석하신
하객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우리는 생활하면서 흔히 느끼는 감정 중에
누구랑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지요
말하자면 이런 거 아세요?
무엇을 하던
무엇을 먹던
좋은 사람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하면
그 어떤 힘든 일도
별로 차린 게 없어도
즐겁고 맛있게 생활한다는 사실을,
선호야 가름아
지금부터 부부로 산다는 건
두렵기도 하고
때로는 겁나기도 하겠지만
인생은 소풍 가듯이 사는 거라고 하질 않던가
괜찮아
하면서 두 얼굴 마주 보고
늘 연애하는 기분으로
설레기도 하고
또 두근거리기도 하면서 살면
두려울 것도 겁먹을 일도 없을 거라고
아버지가 이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몇 가지 당부 말씀을 하고 싶네
삼척이란 말인데
강원도 삼척이 아니고
이 말은 한 20여 년 전에 작고하신 내 어머니의
어록이기도 한데
아버지가 각색해서 들려주마
사람은 자 고로 보통으로 살아라고 하셨는데
그 보통이 뭣인고
척 하지 마라
척 하지 마라
그러면 그 척은 또 뭣인고
세 가지 척이란게 있는데
좀 전에 말한 삼척
아는 척 모르는 척
있는 척 없는 척
잘난 척 못난 척하지 마라
내 엄마가 사서 삼경 중에 중용을 읽었을까
아니면 노태우 전 대통령님의
나는 보통 사람입니다?
를 알았겠냐마는
어디에도 휩쓸리지 말고
그냥 보통으로 사는 지혜를 꼭 지녀서
살아가는데 지침서로 삼길 바라네
다시 한번
먼 길에서 가까이서 우리 아들 부부에 증인으로
커다란 축복을 주시기 위해서 발걸음하신 하객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를 드리고
저도 이와 같은 발걸음이 닫을 수 있기를 기원 하면서 여러분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신랑 아버지 김재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