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와 함께하는 작가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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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랑 0 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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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석순 시인



달동네 행복


        태안 임석순


하늘에서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밤

산등성 판잣집에서 바라본 도시 야경은

네온사인이 휘황찬란하여 아름답다

도시에 돈다발처럼 빽빽한 빌딩 숲

창밖에 감미롭게 흐르는 빗방울에도

사람들의 얼굴은 로봇같이 무뚝뚝하다


어린 시절 달동네 판잣집에는

천장에서 빗물이 줄줄 새고

방바닥에 대야와 양동이가 늘어섰었다


굵은 빗방울이 줄줄 새는 단칸방에서

죽과 간장뿐인 가난한 삶이었지만

옹기종기 살 맞댄 가족은 행복이 넘쳤다


물질적으로 가진 것은 없을지라도

언제나 마음엔 여유로운 여백을 두어

행복을 봄꽃처럼 피우던 그때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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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기노트♥

해와 달이 가장 가까운 산비탈 높은 곳에선 산등성에서의 바라보는

도시 야경은 네온사인이 휘황찬란하여 참으로 아름답고 황홀하게 보인다.

생활고에 시달리며 거센 파도가 몰려와 물결이 거세게 몰아치면 가난에는

묘한 매력의 냄새가 유혹하여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놀라운 힘이 있었다.

욕심을 내어 보아도 가난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달동네의 판잣집 생활은

우리나라 6·25전쟁 직후의 생활 역사는 빈곤의 상징이었고 지금 중년들의

어린 시절에 하루하루를 불편하게 하여도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절대 마음의 빈곤에서 벗어나 햇볕 쏟아지는 푸른 잔디를 바라보면서도

영혼을 슬프게 하지 않으며 마음이 풍요로운 삶으로 물질에 아랑곳없이

마음이 부자이니 빈곤을 사랑하고 행복을 사랑하려고 합니다.

마음을 여유롭게 여백을 두어 행복을 함께 할 공간을 두고

지난 세월에 가난하였지만, 인간적이었던 시절을 추억으로 놓아두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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