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편지, 몽 이후 김두기 시인-아침 햇살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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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편지, 몽 이후 김두기 시인-아침 햇살을 담다

소하 0 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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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편지를 읽습니다. 어둠은 어둠만의 것이 아닐 것입니다.

이 어둠 속에서 한 치 앞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어둠이 아닐 것이지요.


별들이 어둠의 초인종 소리로 가느다랗게 들려왔다가

기어코 열리지 못하는 마음의 대문을 자세히 살펴보니

빗장 처진 마음의 틈 안에 누군가 벗어나지 않으려고 문 앞을 막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누군가가 그 틈에 사이에서 발버둥 치고 있고요.

바람이 지나가면서 대문을 흔들어대는 듯 어둠의 마음은

벽 사이에서 몸을 움츠리고 가슴 쥐어 파고 있습니다.


"몰려드는 어둠이 장막처럼 몰려들 때 마음에 불러들인 별들의 소리,

길목에는 가로등 불빛이 일렁이고 있었습니다."


어둠의 장막은 가슴속에 있는 것, 가로등 불빛의 것

어둠을 바라볼 때 눈물 나도록 바라보는지 하는 눈빛의 것

어둠 속에서 소멸하지 않으려고 어둠을 피하지 않으려고

대지를 굳세게 잘 굴리고 있는 불빛의 가슴이 있었습니다.

김두기 시인은 그 가슴 안에서 어둠은 생의 길이 되어 길 나선답니다.


"시는 내 삶의 갈림길에서 나를 안내하는 나침판, 시를 쓸까 말까 반복의 물살 같은 회오리에

난 어둠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주변의 어둠이 어둠 때문에 어두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해습니다."


"우선 내 안에 있는 어둠을 먼저 걷어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나만의 우선이 날 앞으로 나가게 했습니다."


그래요, 그 어둠으로 보터 구할 그 무엇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김두기 시인은 자신에 알리고

앞으로 나가야겠다 다짐하는< 몽 이후> 이 시집 속으로 우리 모두 들어가 보아요.


<몽 이후>를 출판한 다음날 뿌둣한 마음에 썼다는 시 한편 함께 감상합니다.



환경미화원


          김두기


미화 꽃

피는 새벽

달무리 쓸어 담고


가로등

하늘 위에

별들은 집을 짓고


어쩌다 지상에 한 번 거닐다가 만난다


인연 꽃

서로 만나

부딪쳐 살다 보면


이 순간

너무나도

소중한 향기 시간


후미진 직업이지만 삶의 현장 빛나네!




장미꽃


         김두기


뿌리가 밀어 올린 표현법 붉어졌다

지층을 움켜쥐고 달렸던 지난 시간

이제야 보는 세상 빛 웃으며 마주친다


침묵의 뜨거움은 언제나 준비했다

한 세상 살다가는 인생길 열어보려

오월을 조금 천천히 가라고 꽃 피운다


한 번쯤 화려하게 가려고 몸짓했다

담벼락에 기대어서 허공길 걸어갔다

삶이란 아름다움만 있는 것 아니었다.


오늘도 흔들리는 자리에 매달려서

한 송이 꽃으로 당당히 붉어진다

세상사 눈치 안 보고 나의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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