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와 함께 하는 작가 노트

사람과 책

포랜컬쳐와 함께 하는 작가 노트

서랑 0 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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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꽃에 관하여 

ㅡ사과꽃


                    곽인숙


아파요

함부로 짓밟지 마세요

누군가에게는 사과가 필요한

꽃이에요


낙화하지 않는다면

어찌 꽃일까요

아픈 것도 둥글게 느끼는 건

그리움과 추억이

아삭아삭하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불어 꽃잎 떨어진들

어떤 원한이 있겠으며

그 누가 막을 수 있겠어요


때를 잘못 만나

안간힘 쏟아내며

세상에 부딪힌 것을


먼 훗날 꽃잎 떨어진

자리에 짙붉은 능금 한 알

햇볕에 반짝반짝 달콤한 과즙으로

입안에 맴돌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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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인숙 프로필>

남해출생 남양주 거주. 2020년 신달자 시인 추천으로《시와편견》등단

첫시집 : 『동심원 연가. 공저 : 『나비의 짧은 입맞춤』

2021년신정문학상 대상 수상. 한국시인협회 회원

제2회 남명문학상 시부문 우수상 수상


<작가노트>

당연히 피었으니 지는 이치를 따르는 것이 순리겠지요.

산다는 것은 부딪치고 넘어짐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능금처럼 아삭아삭 하고 달콤한 과즙을

얻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기에 매일매일이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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