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와 함께 하는 작가 노트
서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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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0 15:23
어떤 꽃에 관하여
ㅡ사과꽃
곽인숙
아파요
함부로 짓밟지 마세요
누군가에게는 사과가 필요한
꽃이에요
낙화하지 않는다면
어찌 꽃일까요
아픈 것도 둥글게 느끼는 건
그리움과 추억이
아삭아삭하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불어 꽃잎 떨어진들
어떤 원한이 있겠으며
그 누가 막을 수 있겠어요
때를 잘못 만나
안간힘 쏟아내며
세상에 부딪힌 것을
먼 훗날 꽃잎 떨어진
자리에 짙붉은 능금 한 알
햇볕에 반짝반짝 달콤한 과즙으로
입안에 맴돌 테니,
<곽인숙 프로필>
남해출생 남양주 거주. 2020년 신달자 시인 추천으로《시와편견》등단
첫시집 : 『동심원 연가. 공저 : 『나비의 짧은 입맞춤』
2021년신정문학상 대상 수상. 한국시인협회 회원
제2회 남명문학상 시부문 우수상 수상
<작가노트>
당연히 피었으니 지는 이치를 따르는 것이 순리겠지요.
산다는 것은 부딪치고 넘어짐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능금처럼 아삭아삭 하고 달콤한 과즙을
얻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기에 매일매일이 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