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와 함께하는 작가 노트

사람과 책

포랜컬쳐와 함께하는 작가 노트

서랑 0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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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홍 이사빈


연잎에 내린 옥로 대궁에 담아다가

벼루에 먹을 갈아 고뇌를 해보아도

애라는 한 글자만은 차마 쓸 수 없으라


붓끝에 뭍힌 먹물 그대로 방치하여

한참을 들고 있다 백지에 던지노니

까맣게 퍼지는 모양 연이라고 하려나


애끓는 사모지정 그리움 전하고파

연서로 표현하여 부치려 하였지만

한자도 못쓴 까닭을 설하여서 뭣하랴


이토록 어려운 게 애라는 것이라면

속가슴 품은연정 어떻게 해야 하나

비밀의 화원 속에다 봉해야만 하는가.


ㅡ땅끝동네 야불딱에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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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마임 포토친구


♤백홍 이사빈 프로필♤

한국문인협회 회원. 울산문인협회 회원

울산아동문학회 회원. 한국아동문예작가회 회원

남명문학상 동시 부문 최우수상 수상

동시집 나는 독립운동가 출간


♧작가노트♧

사랑을 꿈꾸지 않는 사람은 없겠지요.

누구나 바라지만 다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도 하고요.

연잎에 내린 이슬로 편지를 쓰면 마음이 전해져 알아줄까?

지독한 짝사랑이 이루어질까?

하는 간절함을 안고 연밭에 갔지요.

한참을 바라보곤 하였지만 차마 한 자도 쓸 수가 없었지요.

그렇게 수많은 날을 반복하는 동안

청춘의 강은 인생이라는 바다를 향하여 흘러가고

아무도 모르는

다하지 못한 혼자만의 사랑은

어떠한 표현도 해보지 못한 채 비밀의 화원 속에 봉하고 말았지요.

애(愛)

가만히 속으로 되뇌어 보면

아직 콩닥콩닥 가슴이 뛰는 까닭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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