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진 시인의 그리움이 사랑을 품을 때 2
김이진 시인
커피 잔에 담긴 수채화
김이진
물감 냄새가 진동한다
저 마다의 색채감으로
가을은 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아침마다
커피 한잔의
여유로움에 젖어
내 삶의 친구를 만나는 시간
잠시 머무름은 감사와 축복이다
지난 칠월의 첫날
우리는 처음 만났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상큼한 초록의 향기로 다가와
그렇게 사랑을 스케치 하였다
그녀의 가슴은 온통
파스텔 톤으로 물들여졌다
이제 머지않아
짧은 사랑을 뒤로하고
내 곁을 떠날지 모르지만
예쁜 사랑을 그린 그녀의 숨결은
또 하나의 수채화로 내 가슴에 물들여지겠지…….
김이진 감성시집
제3시집《그리움이 사랑을 품을 때》중에서,
김이진 사진 作
고추
김이진
안경은
코끝에 매달려
곡예사의 첫사랑에 빠졌다
흠뻑 젖은 가슴
진하게 묻어나는 체취
행복한 떨림으로 다가온다
우리의 아름다운 사랑
가을 햇살 품에 안겨
뜨거운 숨결을 토해낸다
붉은 꽃
너의 유혹에 마음을 내어주고
내 손길은 초록 숲길을 달린다.
(20210824)
공간2
김이진
지난밤
그대가 남기고 간
한 줄의 짧은 글 속에
발길 머무름 행복한 아침입니다
당신이 누구인지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당신의 향기는 가슴을 촉촉하게 적시어 준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 공간
그 소중한 인연들과의 만남 아름다운 축복입니다
내가 남긴 글 한 줄이
서로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기쁨으로 함께였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올린 시 한 편이
작은 울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날마다 오늘이 기쁨이며 감사이며
선물 같은 하루였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김이진 감성시집
제3시집《그리움이 사랑을 품을 때》중에서,
지하철(地下鐵)
김이진
수많은 사람들이
밀물처럼 몰려와
썰물처럼 쏟아져 나간다
어디론가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그 무리들 속에 융화되어
어느새 하나가 된 나를 발견한다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여인의
긴 머릿결에서 상큼한 향기가 전해온다
또 어디선가 진하다 못해
역겨운 화장품 냄새가 내 코를 자극한다
철근 콘크리트 터널
그 속에서 굉음을 내고 달리는
지하철에도 생명은 있나보다
모두가 살아 꿈틀거리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은
또다시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어디론가 발길을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