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곤 시인의 아침 연서 1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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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5 08:46
김재곤 시인
미련한 악습
김재곤
나를 미워해야 내가 자유로울 수 있다
나를 속여야 내가 풍요로울 수 있다.
아둔한 속내와 미련한 천성이 그것과
타협하지 못하는 버릇이 낳은 훈장이다.
단 한 번도 나를 외면하지 않은 그것이
때로는 나를 슬프게 하고
고독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너무도 오래된 쓸쓸함이 곰삭아 뽀얀 이빨을 드러낸다.
죽어도 나를 따라다니는 그것이야
나를 이기려 들겠지만
한 번쯤
단 한번이라도
그 무엇과 거래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