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욱 시인의 포착<서산 해미읍성, 노을>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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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3 22:26
심현욱 시인
♬작품 감상시♬
빈손
정거장 임성근
무엇이 그리 바빠 잰걸음 뛰었을까
쫓는 이 아무도 없던 시간의 공간도
언제나 일출만 보며 산 세월의 흔적도
문득 뒤돌아보니 붉게 핀 낙조만 보이누나
지나온 한 땀 한걸음 흩어진 발자국 주워
퍼즐처럼 꿰어 맞춰보니
하세월 멀리도 달려왔구나
돌아본 김에 숨 한번 크게 쉬고
저 멀리 앞을 보니
누군가의 뒷모습만 흐느 적
내 갈 길도 뿌옇게 희미하니 안개 속
나 아닌 다른 이들도
모두가 그렇게 살아왔나보다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인데
무얼 위해 지금껏 달리고 달렸나
미련인가 집착인가 끊지 못한 정인가
곰곰이 생각해도 도대체가 모르쇠
잃은 듯 잊어버린 듯 살아온 인생
이제 와 찾으려니 몸 따로 마음 따로
세상사 모두가 공수래공수거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간다는데
무엇이 아쉬워서 아등바등 살았을까
지금껏 뛰어와도 손에 쥔 건 바람뿐
이제야 돌아보는 내 마음이 안쓰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