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욱 시인의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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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현욱 시인의 포착<서산 해미읍성,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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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현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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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감상시♬


빈손


   정거장 임성근


무엇이 그리 바빠 잰걸음 뛰었을까

쫓는 이 아무도 없던 시간의 공간도

언제나 일출만 보며 산 세월의 흔적도

문득 뒤돌아보니 붉게 핀 낙조만 보이누나

지나온 한 땀 한걸음 흩어진 발자국 주워

퍼즐처럼 꿰어 맞춰보니

하세월  멀리도 달려왔구나


돌아본 김에 숨 한번 크게 쉬고

저 멀리 앞을 보니

누군가의 뒷모습만 흐느 적

내 갈 길도 뿌옇게 희미하니 안개 속

나 아닌 다른 이들도

모두가 그렇게 살아왔나보다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인데

무얼 위해 지금껏 달리고 달렸나

미련인가 집착인가 끊지 못한 정인가

곰곰이 생각해도 도대체가 모르쇠

잃은 듯 잊어버린 듯 살아온 인생

이제 와 찾으려니 몸 따로 마음 따로


세상사 모두가 공수래공수거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간다는데

무엇이 아쉬워서 아등바등 살았을까

지금껏 뛰어와도 손에 쥔 건 바람뿐

이제야 돌아보는 내 마음이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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