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자유시, 김정미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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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미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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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미 사진作



겨울 초


      김정미


지난 해

유난히 혹독한 겨울이었지

잘 지냈니?


거적때기를 살짝 들췄더니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겨울 초

한껏 물이 오른 초록 잎


새봄

굳세게 살아 있는 것 보니

가히 짐작할만한 강인한 생명력이다


빈 땅

봄 여름 가을 북적대던 풋이파리들은 간데 없고 쓸쓸함은 겨울이 훑고 간 흔적인가


아직은 춥다

손은 자꾸만 외투 주머니를 찾는다

밭을 한 바퀴 돌아보니

양지바른 곳에 쑥이 자라 있고

과실나무들은 뾰족뾰족 눈이 터지고 있다


키다리 적목련도

자태를 뽐낼 차비를 하고

겨울은 반드시 봄이 된다는 진리와

자연의 신비함, 절기를 속일 수 없다


노란꽃 피기전

한 소쿠리 캐다 무치고

된장 국 보글보글 끓이면

산 새 지저귀고 들고양이 다시 찾아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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