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기획, 디지털 단상 -차용국 시인편 3
포랜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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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9 23:27
차용구 사진 作
파주 화석정에서(2021. 8. 29. 일) / 차용국
사방이 숲으로 들러싸인 아늑한 이 마을 언덕에 화석정이 있다. 화석정 양 옆으로
두 그루 거목의 느티나무 보호수는 여전히 건강하다. 이렇게 무성한 잎을 피우며 700여 년을 살았단다.
그 옆에서 향나무 보호수도 임진강을 바라보며 300여 년을 살았단다.
느티나무 옆에 율곡 이이가 8세에 지었다고 전해지는
<화석정가>가 새겨진 시비가 굽이굽이 흐르는 임진강을 바라보며 서있다.
숲속 정자 가을이 이미 깊어드니
시인의 시상이 끝이 없구나
멀리 보이는 물은 하늘에 잇닿아 푸르고
서리 맞은 단풍은 햇볕을 향해 붉구나
산위에는 둥근 달이 떠오르고
강은 만리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머금었네
변방의 기러기는 어느 곳으로 날아가는고?
울고가는 소리 저녁 구름 속으로 사라지네
- <화석정가> 이이 지음, 임동석 옮김
한 시대의 천재 지성인의 눈에 비친 임진강 가을 서정의 문향이 곱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