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전국 석정문학상 당선작 연재, 동시 부문 우수상- 이우식 / 아기 고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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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전국 석정문학상 당선작 연재, 동시 부문 우수상- 이우식 / 아기 고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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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식 시인




아기 고인돌


    이우식


오두막 창가

어린 자작나무 밑

보일락 말락 작은 개미굴



돌멩이

두개 세우고

그 위에 돌멩이 하나


아기 고인돌을 세웠다


깊은 밤

눈보라가 친다

솜이불 속에서 이상한 꿈을 꾼다


아기 고인돌

그 아래 내가 서 있다


마침내

비밀의 궁전을 향해

나는 첫발을 내딛는다.



​바람 자루 운동회


얼룩덜룩

삐에로 옷 입고

잠만 자던 바람 자루

 

바람 불자

벌떡 일어나

온몸 뒤흔들며 달려 나간다

 

요즘처럼

바람 잘 새 없는 날

바람 자루는 마냥 신났다

 

바다 위에서

파도 타는 돌고래처럼

 

요리조리

장애물 넘기

혼자 하는 가을 운동회

 

한 바퀴

빙 돌고 나면

바람의 처음을 찾아낼 거야

 

어느새 일등

아니 어느새 꼴찌

둘 다 독차지면 뭘까

 

준비!

따앙!

이젠 심판까지 맡았다.


 




비밀번호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가 또 바뀌었다

 

지난번엔 2479

'이사 간 친구'로 외웠는데

 

이번엔 8897

어떻게 하지

! '팔팔 뛰는 꽁치'

 

어제까진

보고 싶은 친구가 보였는데

말간 목소리도 귓가에 들렸었는데

 

오늘부턴

동해가 탁 열렸다

 

통통통

고기잡이 쪽배가

 

화들짝

은빛 꽁치 떼를

지금 막 건져 올리고 있다.


♬당선 소감문♬

개미굴 앞에 작은 돌을 고인돌처럼 세우고

미지未知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은 동심童心에 잠시 빠져 보았습니다

동시童詩 부문 우수상에 뽑혀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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