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남명문학상 심사 결과 시 부문 우수상 곽인숙
제2회 남명문학상 시 부문 우수상 곽인숙 시인
남명의 빛
-흑진주 한 알
곽인숙
책장을 넘길 때마다
활로를 찾지 못하고 멀어지는 독경 소리는
한 목숨 풀잎 끝에 이슬처럼 매달렸다
독초거든 자라지 말라,고
대비 자루로 마당을 한 식경마다 쓸었다
자정이 넘어서야 문지방에 어깨를 기대었고
밤새 줄지 않는 난세의 야경을 도는 동안
뒷동산 부엉이도 울지 않았다
정한수 올린 장독대에
근심조차 맑게 아침 햇살이 피어오르기 전
봉숭아 꽃물로 밥을 지어 올린 조반상
사라진 시간의 덮개를 여니
길이 막힌 자리까지 고요해지는 하늘의 별
필설하는 표정이 떨렸다
귀소를 잃은 새처럼 몸이 우는 날에는
정처 없는 고통도 단단한 침묵으로 굳어졌다
수 세기 별자리가 바뀐 뒤
파묘破墓한 자리에 영롱하게 빛을 발하던
흑진주 한 알
흔들리는 갈대 뿌리처럼 질곡의 늪에 박힌 민초들을 위해
꽉 막힌 곳의 물꼬를 트듯
도반이 되어 대신 아파주고 울어주던
그는 문수보살*이고 눈부시게 찬란한 광휘였다
*남명
♨당선 소감♨
매일매일 시를 쓰려고 의도적으로 노력도 해보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한용운 님의 님의 침묵을 공부하는 여고생인 저에게는 가슴 설레며 슬픈 시간이었습니다.
그 후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간절했지만 시간도 없고
자신도 없어서 미루어 오다가 우연찮은 기회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운 좋게 남명 선생 공모전에 응모하게 되어 기회를 주신 남명 문학에 감사드립니다.
생명의 글을 쓸 수 있도록 지도편달해 주시는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글 선정해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리며 남명 문학의 발전을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