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讀者로서 김두기 시인의 시 감상 12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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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3 20:53
박선해 사진 作
채송화 엄마
이승해
안개비 나리는 날 시인은 새벽에 눈을 떠서 앞앞을 바라봅니다.
시인은 안개비가 꽃잎에 보석 알처럼 맺혀 있는 것을 하나하나 엮어서
목걸이로 만들어서 그 누군가에게 걸어 주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자신의 사랑을 걸어주고 싶다는 표현법이겠지요.
꽃잎은 무지개 빛 속에 드리우는 그 사람을 다독여주고 싶고 가슴에 보듬고 싶고
꽃들이 만발한 그 정원에서 그 사람이 만든 흔적과
그 사람의 향취를 가슴 깊숙이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그리움입니다. 그 마당을 보면
마치 유년의 시절 첫사랑 하는 듯한 감성에 젖어 과거로 돌아가 소녀가 되었습니다.
정말 순수하고 떼쟁이 아이처럼 엄마 품에서 놀고 싶었던 소녀는
채송화 꽃잎에서 그 사람이 사랑으로 쉴 곳을 만들어 아늑하고 편한 그늘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그 대상은 엄마이겠죠. 고생하시고 키워주신 엄마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합니다.
그래서 시인은 이제 엄마를 편하게 해주고 싶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본인은 아니라고 말하겠지만 읽는 독자로서 그렇게 여기지는 건 저만의 시선일지도 모릅니다.
한편의 짧은 시에 이렇게 긴 한 시인의 감성이 드러남은 읽는 독자로서 참 기분이 좋습니다.
는개지 내리는 날
당신께 드릴 이슬 목걸이
뜰 앞에서 엮습니다
온통 무지갯빛
옹기종기 앙증 맞은 꽃
당신이 만드신 유년의 마당
엄마 품 그리운
말라깽이 소녀는
채송화 한 잎 한 잎 따서
당신 그늘을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