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讀者로서 김두기 시인의 시 감상 13
김재곤 시인님의 어미새를 읽으면 다시 한번 자식의 도리를 생각합니다.
시인은 나이 들어도 엄마 생각하면 어린아이로 돌아가 그 시절의 엄마 모습을 보고 있다.
엄마는 제비 새끼 같은 자식들에게 밥 한술 먹이려고
새벽부터 이리 들리고 저리 뛰고
온 몸이 부서지도록 대야를 머리에 이고 물건을 파셨나 봅니다.
어머니에게는 천국이니 지옥이니 그런 것 가릴 것 없는 현실을 살아내기 위해
자식들을 위해 여자의 행복을 버리고
자식이 무탈하게 잘 거는 것이 행복으로 여기고
자신의 목마름도 혹시 자식에게 피해 갈까 마음 졸이는 마음,
오매는 죽어서 원이 되고 싶노, 나는 새가 될 것이다
이렇게 한 쓰린 말을 한다 얼마나 하고 싶고
가고 싶은 것을 포기하며 자식을 위해 살았을까.
아마 자식들만 아녔으면 새처럼 훨훨 날아다녔으리라.
이제 어머니는 저 멀리 가시고 시인은 어머니 생각하면
미타산에 달이 휘영청 걸릴 때 어머니가 오시는 것 같아서 바라보는 그 순간
소쩍새가 우니 울 엄마 소쩍새가 되어 다시 자식들 곁으로 오는 것 같은 그리움의 마음에 빠진다.
어미새
김재곤
울 엄마는 새벽의 무게만큼
머리에 잔뜩 이고 십리 장터로
꿈길처럼 누벼 나선다
한 세월을 돌아 다시 돌아와도
굴곡진 가시밭은 쭈뼛거리며 일어서고
선잠 자다 깨어보면 소쩍새 여섯 마리 새끼
입술이 부러 턴다
천국이라 묻지 마소
지옥 아귀 구정물에 목 축이랴
허리는 간데없고 장대비가 내린다
오매는 죽어서 뭐가 되고 싶노
나는 새가 될끼다
와 하필이면 새가 되고 싶노
그냥 어디라도 훨훨 날아다니고 싶다
새벽을 이고 장에 간다던 어매는
보름달이 미타산에 휘영청 걸려서야
하얀 버선발로 오신다
소쩍새 날갯짓으로....